나일강에서 만난 평범한 성자 ‘탈출기’라는 용어 대신 ‘출애굽기’로 익숙했던 ‘애굽’ 은 ‘이집트’를 지칭한다.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모세 가 이집트를 탈출하던 그 시대에도, 3천 5백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건, 그 뜨거운 땅을 가로 지르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나일강일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 강을 어머니의 품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이 있다. 아브드도 그중 한 사람이다. 아브드는 관광객들을 위해 낡고 오래된 배를 운전하 면서 살아가는 나일강 변 토박이다. 처음 만난 날도 그 는 여기저기가 헤진 갈리베이아를 입은 채 익숙한 솜 씨로 배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대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잔심부름하고 있 었다. 소년은 아브드의 등 뒤에 숨은 채 수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