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따리

신앙 이야기 | 미사·말씀·기도의 은총

松竹/김철이 2025. 5. 12. 12:30

미사·말씀·기도의 은총

 

 

저는 4년 전에 혼인성사를 받았습니다. 병원 이라는 곳을 모르고 살던 저는 결혼할 때쯤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3년 동안 수술을 2번 했 고, 먹는 것을 잘 먹지 못하게 되어 고생했습니 다. 어렵사리 원하던 아이를 가지게 되었는데, 임 신기간에도 좋지 않은 몸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출산예정일까지 기다리는 게 멀게만 느껴지고 마음 안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자리 잡기 시작했 습니다. 하루를 지내는 게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미사, 말씀, 기도 안에서 듣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라는 신부님의 강론 말씀이 생각나서 매일 미사에 나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출산 전까지 요한복 음을 필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지내다 보니 어느덧 출산까지 한 달 반 정도 남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미사에 다녀 오고, 밤이 되어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배가 아프 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파 져, 다니던 병원의 응급실에 갔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걸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의 사 선생님이 오셔서 확인하였는데, 뱃속에 아기 가 있어서 다른 검사를 할 수 없으니 수술을 하고 아기를 꺼내자고 하였습니다. 눈을 떠보니 중환 자실에 있었습니다. 소장이 괴사(壞死)하여서 배 가 아팠던 것이었습니다.

 

아기는 미숙아로 나오게 되어 신생아 중환자 실에서 치료받고 있었고, 저는 회복이 늦어서 퇴 원 날짜가 계속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몇 걸음이 면 걸을 수 있는 병실 복도를 한 걸음조차 떼는 게 어려웠습니다. 혼자서는 10분도 못 걸을 것 같 아 묵주를 손에 잡고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며 걸 었습니다. 평소에 묵주기도 할 때 분심 가득하게 기도할 때가 많았는데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며 걸으니,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께서 함께 걸어주 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그다음 날 드디어 퇴원 날 짜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퇴원하고 열흘 뒤 아기도 잘 치료받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 고 100일쯤에 유아세례를 받아서 하느님의 자녀 가 되었고, 그 아기가 벌써 7개월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기와 함께 미사에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기가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고 저도 건강해진 몸으로 자녀를 양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미사, 말씀, 기도 안에서 주신 하느님의 은총 때문이라 고 확신합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미사에 자주 나 가 성체를 모시면서 “나는 생명의 빵이다.”(요한 6,48)라고 하신 말씀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습니 다. 정말 제게 예수님은 생명을 주셨습니다. 몸이 힘들었지만, 미사에 가서 영성체를 하고 온 날은 적게 먹더라도 밥도 잘 들어가고 하루를 기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고 그다음 날 일어 나면 또 미사드리러 가고 싶어졌고,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3~4번은 미사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몸이 아파서 힘들었던 마음도 많이 치 유되었고, 먹는 것도 전보다 자유로워져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 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미사에 나가 성체를 모시고 말씀 안에서 주시 는 위로와 함께 기도하니,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 에서 벗어나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정말 오늘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함께해주시는 주 님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