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꿀샘

전삼용 요셉 신부님 | 육체를 태우면 심장은 사랑을 위해 뛰기 시작한다 | 재의 수요일, 2025 03 05

松竹/김철이 2025. 3. 5. 07:00

[육체를 태우면 심장은 사랑을 위해 뛰기 시작한다] 재의 수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5 03 05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B5UM4R-UmJs

 

 

 

 

2025년 다해 재의 수요일 – 육체를 태우면, 심장은 사랑을 위해 뛰기 시작한다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자선과 단식과 기도에 대한 필요성을 말씀하십니다. 이는 세속과 육신과 마귀라는 신앙인이 싸워야 할 세 욕망을 이기는 무기입니다. 이 세 욕망을 한 마디로 육체적 욕망이라고도 합니다. 이 유혹을 이길 때 청빈과 정결과 순명이라는 덕이 맺히게 됩니다. 이 욕망에게 힘을 주는 것이 심장입니다. 그런데 심장이 육체를 위해 뛸 때는 영혼을 위해 뛸 에너지를 잃습니다. 심장이 육체를 위해 뛸 필요가 없어질 때만 사랑을 위해 뛰기 시작합니다.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엘리펀트 맨’은 ‘조셉 메릭’이라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는 ‘존 메릭’으로 나옵니다. 그는 선천적으로 기형적인 신체를 가지고 태어났으며, 극도로 기형적인 얼굴과 몸 때문에 사람들에게 혐오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졌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임신 중 코끼리에 짓밟히는 꿈을 꾼 뒤 아들이 이런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믿었고, 존은 어린 시절부터 기형적인 외모로 인해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합니다. 결국 그는 부모를 잃고 갈 곳이 없어 유랑 서커스단에서 ‘괴물’로 전시되는 신세가 됩니다. 
런던 병원의 외과 의사 프레더릭 트리브스는 그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데려와 보호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트리브스는 자신도 메릭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합니다. 그가 세상에 나오게 되자 사람들을 둘로 나뉩니다. 그를 이용하고 학대하여 자신의 돈과 자존심을 세우려는 사람들과 그를 자신들과 같은 인간으로 여기고 연민을 느껴 그를 행복하게 해 주려는 사람들. 엘리펀트 맨은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렇게 자신이 인간적인 대접을 받은 날 스스로 처음 느껴보는 편안한 침대에 누워 하늘의 어머니에게 갑니다. 
엘리펀트 맨을 대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에너지가 육체를 향하고 있는 사람은 그를 사랑하지 않았고, 자기 육체가 아닌 하늘을 향하는 사람은 그를 사랑했습니다. 기도와 자선과 단식은 결국 나의 육신으로 향하게 하는 심장의 에너지를 영혼으로 보내 사랑을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마리아 공동체 평화의 오아시스, 임 파우스티나 수녀가 쓴 ‘복녀 끼아라 루체 바다노’에 관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좀 길지만 원문 그대로 써 봅니다. 어떻게 육체를 향한 심장이 약해질수록 사랑을 향해 심장이 뛰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복녀 끼아라 루체 바다노는 2010년에 시복되었습니다. 끼아라 루체는 1971년 이탈리아 사셀로에서 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찾는 신심 깊은 부부의 외동딸로 태어났습니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도록 바다노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없는 결혼 생활은 상상할 수 없었던 아빠 루제로는 성모님께 봉헌된 성지에 가서 11년 동안 하느님께 생명의 선물을 주시길 기도하여 오랜 기다린 후에 드디어 끼아라를 품에 안게 되었습니다. 투명하고 큰 눈을 지닌 끼아라는 “맑고 밝다”는 뜻을 지닌 이름처럼 삶도 그러했습니다. 생기있고 활발한 끼아라는 스케이트, 자전거 타기, 테니스 등의 스포츠를 좋아했고 특히 바다를 좋아했습니다. 
끼아라는 9살 때 포콜라레 운동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포콜라레는 끼아라 루빅 여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폐허가 된 세상에 ‘서로 간 사랑과 모든 이의 일치’를 위해 1943년에 창설한 영성 운동입니다. 끼아라는 포콜라레 운동의 창시자 끼아라 루빅과 영적 모녀 관계를 맺었습니다. 특별히 투병 중에 끼아라 루빅 여사로부터 “끼아라 루체”라는 새로운 이름과 편지를 받기도 합니다.
17살 때 테니스 경기 도중 어깨에 강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 후 결과는 암 중에서 가장 고통스럽기로 악명높은 골육종이였습니다. 이름대로 뼈에 생기는 종양이었습니다. 진단 결과를 알게 된 끼아라는 울지도, 반항하지도 않았습니다. 즉시 침묵 속에 깊이 잠겼지만, 25분이 지난 후 그녀의 입에서는 하느님의 뜻에 “네”라는 응답이 흘러나왔습니다. 새로운 고통이 닥칠 때 마다 “예수님, 당신을 위해서입니다. 당신이 원하시면 저도 원합니다.”라고 하며 단호하게 말하며 자신의 고통을 바침으로써 모든 사건들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르겠다는 항구한 결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끼아라는 매일 미사를 통해 성체 모시며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항암치료로 머리가 한 줌씩 빠지기 시작했을 때 끼아라는 “예수님, 이 고통을 십자가에서 저를 구원하신 당신을 위해서예요.”라 말하며 그 모든 것을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육신의 고통의 강도는 점점 커졌으나 끼아라는 예수님과 함께 그 고통을 잘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끼아라가 예상치 못한 커다란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이제 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힘들었던 두 번째 수술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는 그녀에게 엄청난 고통이었습니다. 엄마는 끼아라를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끼아라야, 예수님께서는 다리가 없는 너에게 날개를 주실거야.” 끼아라는 “엄마, 제가 걷는 것과 천국에 가는 것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천국 가는 걸 선택할 거예요. 지금 제 마음을 끄는 것은 천국뿐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친구들에게는 “너희들은 지금 예수님과 내 관계가 어떠한지 결코 상상할 수 없을 거야… 하느님께서 내게 무언가 더 큰 것을 원하신다는 것을 느껴. 어쩌면 오랫동안 이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지도 몰라. 하지만 내게는 하느님의 뜻만이 소중하고 현 순간에 그것을 잘하는 것이야. 지금 사람들이 내게 걷는 것을 원하는지 묻는다면, 나는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야. 이 상태의 내가 예수님께 더 가까이 있기 때문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일기에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마치 어두운 굴 안에 갇혀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온 힘 다해 사랑하려고 나 자신을 다시 던졌고 빛은 되돌아왔다.” 
“순간을 잘 산다면 모든 것은 의미가 있다. 만약 그 끔찍한 고통의 순간을 예수님께 선물로 드린다면, 이 끔찍한 순간까지도….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그러므로 고통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예수님을 위한 의미 있는 선물로 바친다면 고통은 그냥 고통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끼아라는 작은 종이에 성모님께 바치는 글을 적었습니다. “천상의 어머니, 제가 회복될 수 있는 기적을 당신께 청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것이 아니라면, 결코 굴복하지 않는 힘을 제게 주시기를 청합니다.” 
끼아라는 투병 중에도 빛나고 환한 미소를 절대 잃지 않았습니다. 평온하고 강하게 남으며 고통스러운 치료를 감수했고 그녀를 찾아오는 이들을 사랑이신 하느님께로 이끌었습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끼아라는 아주 활동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전화를 통해 또 그녀를 찾아오는 이들을 사랑을 다 해 맞음으로 오히려 그녀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밝은 모습으로 힘과 용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간 친구들은 도리어 그들이 위로받고 돌아갔습니다. 
1990년 여름, 의료진은 끼아라에 대한 치료를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끼아라는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그분의 십자가상의 수난을 나누고자 하는 원의와 명료한 정신을 유지하고자 진통제인 모르핀 투약을 거부했습니다. “저는 예수님께 고통만을 바칠 수 있는데 모르핀은 제 정신을 흐리게 해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일이 있습니다: 제 고통을 예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의 고통을 가능한 한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그런 끼아라에게 하루는 햐안 옷을 입은 천사가 찾아왔습니다. 빛으로 싸인 천사는 끼아라의 손을 꼭 잡아주며 “힘을 내렴!”하고 말하고선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병은 진전되었으며 고통도 늘어났습니다. 불평 한마디 없이 그녀의 입에서는 “예수님, 당신과 함께; 예수님, 당신을 위해서”라는 말만 나왔습니다. 많이 고통스러운지 묻는 엄마에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무한히 사랑하세요. 특별히 힘겨운 밤을 보낸 후 많이 고통스러웠지만 내 영혼은 노래를 불렀어요…”라고 덧붙여 말했습니다.  
끼아라는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더 이상 예수님께 오셔서 천국으로 나를 데려가시기를 청하지 않아요. 그분과 조금이나마 십자가를 나누기 위해, 그분께 내 고통을 계속 바치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녀 없이 홀로 남게 될 것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계속해 말하기를 “하느님께 믿고 맡기세요. 엄마는 모든 것을 했어요.” 그리고 “내가 더 이상 없을 때는 하느님을 따르세요. 그러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찾을 수 있을 것이에요.”라고 반복해 말했습니다. 1989년 출혈로 거의 죽음에 이르렀을 때 끼아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를 위해 눈물을 흘리지 말아 주세요. 저는 예수님께로 갑니다. 저의 장례식에서 저는 사람들이 울기를 원치 않고 마음을 다하여 노래하기를 바랍니다.” 
끼아라는 모든 것을 다 생각해 두었습니다. 장례식에서 부를 노래, 꽃들, 머리 모양, 신부가 입는 흰 드레스에 분홍색 리본 허리끈까지. 그리고는 어머니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저를 준비시킬 때 이렇게 계속 말하셔야 해요: 지금 내 딸 끼아라는 예수님을 만나고 있다.” 
아주 고통스런 밤이 지난 후 1990년 10월 7일 새벽 정배는 그녀를 데리러 왔습니다. 끼아라는 아직 18살. 그녀의 19번째 생일 파티는 하늘에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이 되자 끼아라가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는 천국으로 갈 거야. 그곳에서 나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정말 행복하게 살아갈 거야. 안녕! 엄마! 나는 행복하니까 엄마도 행복해야 해.”

키아라가 병에 걸리기 전에 하던 일들을 계속했다면 그만큼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육체는 영과 반대입니다. 사랑의 에너지를 빼앗습니다. 그래서 육체에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써야 합니다. 이를 기억하기 위해 머리에 재를 얹는 것입니다. 복녀 키아라 루체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저에게는 아직 심장이 있고 그렇기에 언제나 사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