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톨릭 신자는 부자가 되는 데 죄책감을 느낄까?]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5 03 04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0BGEgR64IpY
2025년 다해 연중 제8주간 화요일 – 왜 가톨릭 신자는 부자가 되는 데 죄책감을 느낄까?
최근에 어떤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분은 살 곳이 있는데도 그냥 넣어서 감사하게도 10억 초반에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그 아파트는 지금 30억이 넘습니다. 그런데 가톨릭 신자는 너무 돈에 집착해서는 안 되니 너무 욕심내지 않으려 그냥 1억 정도의 웃돈만 받고 분양권을 팔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아파트를 보며 후회합니다.
가톨릭 신자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부자가 되는 데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톨릭 신자는 가난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어제 복음은 자기 재산을 다 팔 수 없었던 한 부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부자였기에 우울했습니다. 그가 부자였기에 우울하였을까요? 그의 재산을 사랑을 위해 투자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돈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돈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부자는 돈의 액수이지 돈에 집착하는 마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라자로와 그 가족은 수천만 원짜리 향수를 쓰는 매우 큰 부자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재산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도움을 받으십니다. 그들은 그러나 그 재산 모두를 예수님을 위해 언제라도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이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가난해지려는 마음으로 게으름을 합리화하지 말고, 100배의 축복을 얻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은 여기에서 형제, 자매의 관계는 물론이요, 집과 토지 등의 축복도 100배를 약속하십니다. 당신을 위해 포기한다면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부자가 되고 그것이 내세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오늘 복음을 따르면 집과 토지와 인맥까지도 백 배를 받는 방법을 아는 것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는 길과 다르지 않습니다. 수많은 가톨릭 신앙으로 100배의 축복을 얻은 이들이 있지만, 두 현대인만을 소개합니다.
매니 파퀴아오(Manny Pacquiao)는 필리핀 남부의 극심한 가난 속에서 태어나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부모님의 잦은 다툼과 별거로 인해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없었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거리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는 필리핀에서 대중적인 스포츠인 복싱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꿔 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천부적인 재능과 강인한 투지를 발휘하여 점차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가 자신을 변화시킨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었습니다.
파퀴아오 선수는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나를 여기까지 이끈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 큽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재능과 기회를 주셨고, 저는 그것을 잘 활용하려고 애썼을 뿐입니다”(ABS-CBN, 2013년 인터뷰)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실제로 그는 경기 전후로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대중 앞에서도 “제 모든 업적은 하느님께서 제 인생을 이끄시는 덕분입니다. 저는 그분께서 허락하신 길을 걷고 있을 뿐입니다”(GMA News, 2019년 방송)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때 폭음과 도박, 여성 편력 등으로 인해 많은 논란을 빚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는 잘못된 삶을 살았지만, 고해성사와 미사에 참례하면서 조금씩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만일 신앙이 없었다면 그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ABS-CBN, 2012년 인터뷰)라고 고백하며, 가톨릭 신앙이 자신의 삶을 바로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그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선수로서의 자세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극단적인 훈련 스케줄과 철저한 식단 관리, 팀원들과의 협력을 모두 “하느님께서 주신 몸과 재능을 더 잘 돌보려는 마음가짐”(동 인터뷰)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결국 그는 세계 복싱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하며 거액의 재산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 재산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 빈민촌과 학교 설립, 장학금 지원 등에 사용하며 “이 모든 것은 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입니다”라는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였습니다.
그의 신앙은 정치 활동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필리핀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는 빈곤층 복지 정책을 최우선으로 삼았으며, “더 나은 필리핀 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는 이에 대해 “가톨릭 신앙이 가르쳐 주는 형제애와 봉사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말하며 신앙이 자신이 품은 이상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처럼 매니 파퀴아오 선수의 삶은 가톨릭 신앙이 어떻게 한 사람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그것이 다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톰 모나건(Tom Monaghan)은 미국 미시간주의 한 고아원에서 자라며 가난과 불우한 환경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가톨릭 수녀회가 운영하는 시설과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자랐던 그는 “어릴 때는 무절제함과 반항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녀님들께서 제게 책임감과 절제를 강조하셨고, 미사와 기도를 통해 마음을 가다듬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자서전 『Pizza Tiger』, 1986)라고 회고하였습니다.
그는 사관학교에 진학하려 했으나 재정적인 문제로 실패하였고, 군 복무를 마친 후에도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작은 피자 가게를 인수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는 자서전에서 “저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지만, 곧 이 일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기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열심히 일해 번 돈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것이 매일의 동기가 되었습니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이후 그는 피자 배달 시스템을 혁신하며 도미노 피자를 미국 전역으로 확장시키는 데 성공하였고, 1980~90년대에는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때는 호화 요트와 고급 자동차를 사들이며 사치에 빠지기도 하였는데, 그는 같은 책에서 “제가 이룬 부가 하느님의 뜻과 어긋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재물은 하느님께서 제게 맡기신 것이지, 제 마음대로 휘두를 것이 아니었습니다.”(『Pizza Tiger』)라고 회고하였습니다. 이 깨달음 이후 그는 고가의 수집품을 처분하고 대학교와 수도회, 가톨릭 자선 단체에 재산을 기부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또한 직접 ‘아베 마리아 대학교(Ave Maria University)’를 설립하여 신앙에 기반한 교육을 확산시키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곳에 쓰이지 않는 돈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1986년 Forbes 인터뷰)라고 강조하면서, “가톨릭 신앙이야말로 제가 삶의 목적을 다시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라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결국 그의 신앙은 단순한 종교적 소속감을 넘어, 자신이 가진 재능과 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나침반과 같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부유해지는 것보다 그 부를 의미 있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를 실천하며 살아갔습니다.
이처럼 톰 모나건의 삶 역시 가톨릭 신앙이 한 사람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신앙이 단순히 내면의 위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로잡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그의 이야기는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탈렌트의 비유를 생각해봅시다. 하느님으로부터 재능과 돈을 받은 세 하인 중 하나는 자기 한 탈렌트를 땅에 묻어놓았습니다. 그렇게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지 못하는 유일한 하인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주신 능력과 재물을 투자할 능력을 키우기를 원하십니다. 그것이 당신을 믿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사용됨으로써 이 세상에서부터 100배의 축복이 주어지는 법칙을 깨닫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니 능력을 발휘하여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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