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되는 법: 마중물의 법칙을 어기면 됨 ]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5 02 25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uQnL2PlY5F8
연중 제7주간 화요일 – 악마가 되는 법: 마중물의 법칙을 어기면 됨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무엇이든 사람이 심는 대로 거둔다”(갈라 6,7)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세상 모든 일에는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콩을 거두려면 손에 쥔 콩을 땅에 심어야 하고, 재물을 얻으려면 먼저 투자와 희생이 따르는 법이죠. 그러나 만약 아무것도 포기하거나 심지 않고, 단번에 열매만 얻으려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이를 무시하고 파멸에 빠진 파우스트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하면 ‘악마가 될 수 있는지’”를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는 ‘무한한 쾌락, 지식, 권력’을 얻고자 악마(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합니다. 그는 정당한 씨앗이나 희생 없이 손쉽게 열매를 따려 했습니다. 예컨대, 육체적 욕망을 버리지 않은 채 그레첸(마르가레테)의 마음을 얻으려 했고, 헬레나를 차지하고 아들까지 가지려 들었습니다. 게다가 재물마저도 악령의 힘으로 한 번에 얻으려는 욕심에 눈이 멀었죠. 그 결과 자기 방종과 탐욕에 빠져 주변인들을 파멸로 몰고, 스스로도 영혼을 악마에게 넘기는 처지에 이릅니다.
사실 파우스트에게는 ‘자신을 뿌리는’ 기회가 늘 있었습니다. 그레첸을 진정으로 책임지려 하거나, 헬레나를 갈망하기 전에 헛된 욕심을 비우고 청빈과 성실을 지켰다면, 탐욕 대신 다른 결실을 거둘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마중물을 붓지 않고, 단지 결과만 얻으려 했습니다. 성경이 말하듯, “아무도 심지 않고는 거둘 수 없다”는 하느님의 정의 시스템을 어긴 것이죠. 그것이 곧 ‘사탄이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악령과 결탁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가진 씨앗은 지키고, 남의 결실만 취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닙니다.
오늘 복음(마르 9,30-37)에서도 제자들은 누가 첫째가 될지 다투지만, 정작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죽임을 당할 것이고,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스스로 가장 낮은 길을 택하십니다. 첫째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내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 주신 것이지요. 그런데 제자들은 희생 없이 자리를 차지하려 했고, 예수님은 이를 가리켜 “가장 낮은 자가 되어 모든 이의 종이 되라”(마르 9,35 참조)며 다시금 일깨우십니다.
반면,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에서는 아슬란이 배신한 아이 에드먼드의 죄를 대신 떠안고 돌탁자에서 목숨을 내어놓음으로써, 나니아 세계를 구원하고 “진정한 왕”이 됩니다. 자발적인 희생을 ‘마중물’로 써서, 더 큰 자유와 존경을 이끌어 낸 것이지요. 실제 역사에서도 넬슨 만델라는 인종차별에 맞서 27년간 감옥에 갇힘으로써 물리적 자유를 내놓았고, 그 덕에 백인·흑인 모두의 신뢰를 얻어 남아공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던 희생이, 오히려 더 큰 평화와 존중을 낳은 셈입니다.
결국, 콩을 심지 않고 콩을 얻으려 하면 그것이 곧 ‘악마가 되는 법’입니다. 그토록 원하던 성취를 악령과의 계약이나 부정한 방식으로 단숨에 얻으려 하면, 파우스트처럼 죄책감과 파멸만 손에 쥐게 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마중물이 무엇인지 보여 주셨습니다. 당신의 생명까지 내어주어 인류를 구하신 그분의 길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정의 시스템을 제대로 지킨 사례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영광이나 열매를 바란다면 먼저 그에 합당한 ‘뿌림’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씨 뿌린 이에게 열매를 배로 더해 주신다”(마르 10,30 참조)는 약속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내 자유, 내 시간, 내 자리를 과감히 마중물로써 내놓는 사람이, 결국엔 더 큰 수확을 얻게 된다는 진리를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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