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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 | 내 기도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법 | 연중 제1주간 목요일, 2025 01 16

松竹/김철이 2025. 1. 16. 07:00

[내 기도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법] 연중 제1주간 목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5 01 16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QLE6HlxcbTk

 

 


2024년 가해 연중 제1주간 목요일 – 내 기도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법

오늘 복음은 예수님과의 만남이 어떻게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올바른 기도의 목적과 방법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기도가 잘 안 된다고 하고 어떤 분은 기도를 왜 해야 하는지 의미를 찾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을 잘 묵상하면 우리는 나의 기도가 잘 가고 있는지, 혹은 지금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복음에서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이렇게 도움을 청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나병 환자는 그리스도께서 ‘하고자 하면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 곧 창조자 하느님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에 대해 그만큼 많은 것을 보고 알 수 있기에 그만큼 큰 은혜를 받게 됩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나병은 본래 인간의 모습에서 멀어진 죽은 모습입니다. 이 원형이 본래의 창조 모형인 그리스도처럼 회복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께 대한 지식과 사랑이 요구됩니다. 이 지식과 사랑을 회복하는 시간이 기도입니다. 곧 그리스도의 원형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결과를 낳는 게 기도입니다. 기도는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변화되는 길입니다. 

그런데 기도가 잘 된다는 말은 무엇일까요? 분심이 안 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기도는 힘들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신 것이 기도의 원형입니다. 변화는 힘이 듭니다. 
영화 ‘리얼 스틸’(2011)은 공상과학 영화지만, 쓸모없어서 버려진 주인공 로봇이 어떻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지를 살펴보면 우리가 기도를 통해 우리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아톰은 버려지고 잊혀진 로봇으로, 쓰레기장에서 묻혀 있던 한때는 유용했지만 이제는 무가치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맥스가 아톰을 발견하면서, 아톰의 회복과 더불어 원래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이는 오늘 복음(마르코 1,40-45)에서 예수님을 만난 나병환자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과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영성의 단계로 말하자면, 이는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첫 단계인 ‘구송 기도’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아톰은 자율적으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단지 외부 명령에 반응할 뿐입니다. 이는 구송 기도에서 우리가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말을 내뱉으며 시작하는 모습을 반영합니다. 이 초기 단계에서, 맥스는 아톰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톰은,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담대하게 나아가듯, 끊임없이 주목을 요구합니다. 맥스는 마지못해 아톰을 경기장에 데려가고, 아톰은 경기에서의 활약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증명합니다. 이는 소개의 단계입니다. “나는 여기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첫 목소리입니다.
아톰이 수리되고 훈련되면서, 그 성장 과정은 다음 단계인 ‘듣기’로 전환됩니다. 이제 아톰은 단순히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넘어, 맥스와 찰리의 의도를 해석하며 목적을 가지고 움직입니다. 아톰의 행동은 점점 더 그들과 조화를 이루고, 주인에게 유익을 가져다줍니다. 이는 영성에서 묵상 기도에 해당하는 단계로, 영혼이 말을 한 후 주님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이해가 깊어지고, 아톰이 조종자의 지시를 듣고 동작을 세밀히 조정하듯, 영혼도 신적 인도를 들으며 자신을 정제해 갑니다.
아톰의 변모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은 바로 챔피언 ‘제우스’와의 대결에서입니다. 이 전투에서 아톰은 더 이상 외부의 명령에만 의존하지 않고, 맥스와 찰리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아톰은 마치 찰리의 복싱 기술을 거울처럼 따라하며 둘이 하나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아톰은 최고의 가능성에 도달하며, 이는 영혼이 관상 기도를 통해 단어와 행동을 초월하여 하느님과 일치되는 단계와 유사합니다. ‘보기’ 혹은 관상의 단계는 침묵 속에서 주님의 본질을 흡수하고 이를 모방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아톰의 성장은 단지 더 나은 로봇이 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목적과 가치를 회복하는 여정입니다. 이는 예수님을 만난 뒤 깨끗하게 되어 회복된 나병환자의 여정과도 같습니다. 구송, 묵상, 관상의 각 단계는 이러한 회복을 향한 한 걸음 한 걸음을 의미합니다. 

기도는 나 자신을 봉헌하고 그 자리에 주님을 채우는 시간입니다. 먼저 구송기도, 혹은 소리기도를 통해 나를 드러냅니다. 숨어있어도 되지만, 내가 여기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렇게 나에게서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냥 혼자 있으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그러나 나를 봉헌하지 않으면 그만큼 문둥병에서 나아질 가능성은 사라집니다. 
그다음은 묵상기도를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들어야 합니다. 나를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들어야 합니다. 내 정신까지도 그분께 드리는 시간입니다. 집중해야 합니다.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러나 그만큼 더 문둥병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마지막은 관상 기도인데, 그분을 바라본다는 말은 이제 나를 완전히 잊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나 자신을 완벽히 봉헌하는 이 기도는 가장 큰 고통의 시간이자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분의 모습을 완전히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내가 그분의 모습으로 변화됨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높은 기도를 하고 싶어도 다 순서가 있습니다. 나의 수준을 잘 알아서 힘들다고 기도를 포기해서는 안 되고, 힘들지 않다고 그 자리에 머물러서도 안 됩니다. 더 힘든 기도로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그리스도를 알게 되고 그분의 모습으로 변하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효과는 기도가 끝난 이후에 확실히 나타납니다. 좀처럼 감정의 동요가 이전의 자신이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 안에서 하느님의 힘이 활동하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기도를 멈출 수 없게 됩니다. 또 고통의 만남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이렇게 조금 더 나병에서 치유되며 온전한 창조된 원형이 되어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