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鄕愁)
松竹 김철이
코흘리개 시절
순수했던 그 내음 코끝에 맴도는데
고달픈 세상사 무뎌진 감성은
물러난 세월에 얹힌다.
동편에 해 뜰 적에
하루살이 나팔꽃
여린 넝쿨손으로 높다란 하늘 타던
그 모습 눈앞에 아롱거린다.
옆 동네 마실 가던 날
논두렁 얼룩빼기 황소가
멍에 걸고 환대하듯 우렁차게 울던 울음이
여태 귓전에 머문다.
무슨 사연 그리 많아
드넓은 하늘가에 구슬펐던 뻐꾸기 노래
가사 한 획 바뀌지 않고
수십 년째 헷갈리고 애잔하다.
서편에 해 질 무렵
꽃노을은 곱기만 한데
두 날개에 생의 짐을 통째 실은 듯
기러기 날갯짓에 삶의 무게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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