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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117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11. 17. 08:08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117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X1HQPP4E8L8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33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이제 오늘로부터 두 주간이 남았고, 우리는 모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는 매일 계속되는 주님이 다시 오실 날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묵시록이 아니어도 이 내용은 현실감 없이 다가오는 내용인데, 그럼에도 죄에 대해 불안함을 가진 이들은 언제나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날이 오면 모두가 하느님의 심판 앞에 선다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듣게 되면 더욱 조여드는 가슴을 붙잡을 일이 생기는 말씀입니다.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우리는 구별을 잘해야 하는데, 무엇 하나 온전하지 못한 세상이 되는 것은 하느님이 내리시는 진노 때문이기보다 우리 스스로가 ‘자멸’하듯 분란을 일으키고 소동을 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이 모습은 주님이 오실 때 세상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겉으로 고요한 세상에 오셨지만 이때도 이미 절망적인 세상의 상황은 주님 앞에서 고스란히 펼쳐졌습니다. 거짓 평화, 위선으로 가득한 의인들과 죄인들의 세상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구세주가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주님이 ‘이미’ 우리에게 오셨을 때 그분이 주님인 줄 아무도 몰랐다는 것은 그분의 탄생이 보여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시 오실 주님은 우리의 그런 소란함과 요란한 모습 속에서도 모두가 알 수밖에 없는 모습으로 찾아들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때는 사람들이 말로만 떠들던 바로 그 모습보다 훨씬 놀라운 모습으로 하느님의 날이 찾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마구간에 태어나시고 십자가에 힘없이 돌아가신 주님이 모든 의심과 상상을 끝내는 날의 주인공으로 오신다는 말입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메시지를 볼 때 기억해야 할 주님의 다른 말씀들의 조각들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가 올 때까지 수도 없는 구세주가 등장하고 자신이 그 사람이라고 말할테지만 그들은 모두 이미 오신 주님을 흉내 내면서 자신들을 증명하려 들 것입니다. 

그때 주님은 우리에게 “나서지도 뒤를 따라가지도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깨어 기다리는 종처럼 그날이 언제라도 상관없는 주어진 일과 맡은 일에 충실한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메시지에도 유일하게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스스로 흰옷을 입어봐야 부르시는 분도 모으시는 분도 하느님이시니 천사가 아닌 천사인 척하거나 새로운 예언자로 자처하는 이가 인도하는 곳이나 길로 들어설 이유가 없습니다. 주님이 선택한 이들이 걷는 길이란 자신의 자리에서 이미 하늘로 향해 있는 한 길임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그것이 연중의 마지막 시기와 대림의 첫 시간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우리의 대림은 그렇게 다시 오시는 주님 앞에서 한결같은 선하고 의로운 하느님 자녀의 삶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더 이상 마구간에서 태어나는 이들이 없도록, 또 죄 없이 십자가에 죽은 이들이 없는 하느님의 나라가 세상에 이루어지도록 자신에게 주어진 사랑의 십자가를 가볍고 온유하게 짊어지고 가야 합니다. 누구도 모르는 날은 그렇게 준비하는 겁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