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그림책

누룩 | 爲羊獻身 司祭本分(위양헌신 사제본분)

松竹/김철이 2024. 10. 12. 12:06

爲羊獻身 司祭本分(위양헌신 사제본분)

 

 

신부님 수단의 겉모습만 보고 옷의 의미는 모른 채 동경했던 한 아이는, 욕심이 많았던지 군복과 사제복 을 동시에 입고 그 옷들의 의미와 무게를 삶으로 살아 내는 군종 사제가 되었습니다. 앞선 일화처럼 삶 속에 서 제복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다양하며, 제복 입은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그 옷이 주는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군인, 경찰, 소방관과 같이 생명과 재산 을 지키는 분은 물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까 지, 이렇듯 많은 분야에서 제복을 입는 까닭은 제복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복은 입은 사람의 마음가짐을 다지게도 하지만, 그 옷을 입은 사람을 대 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사람을 신뢰하게 하는 힘도 갖 게 하기 때문입니다.

 

국군은 도마 안중근의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을 모토로 삼아 활동하며, 이 의미를 외적으 로 드러낸 군복을 매일 입음으로써 그 정신을 몸에 새 기기도 합니다. 저 역시 군의 일원으로 매일 군복을 입습니다만 군종 사제는 보통의 군인과는 다르게 군 복 속에 로만칼라를 착용합니다. 제복은 그 직업의 얼 굴을 드러낸다는 말처럼, 군종 사제의 정체성은 바로 “군복 입은 성직자”일 것입니다. 군복이 나타내는 위 국헌신 군인본분의 정신에 더해 그 속에는 양들을 위 해 헌신하는 제2의 예수라 부르는 사제의 마음이 함 께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듯, 육해공 103명의 군종사제들은 안보 위기 의 상황 속 전후방 각지에서 장병들과 동거동락하며 국가와 국민, 더 나아가 주님의 양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57회 군인 주일입니다. 국군 장병과 군 종 사제들을 기억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전통인 환대 (hospitálĭtas)를 실천했으면 합니다. 군 복무를 위해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불철주야 헌신하는 장병들을 위로해 줄 환대를 우리의 정성으로 그들에게 베풀어 낼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엄중한 현 상황 속 그들 의 헌신을 통해 모두가 평화를 누리고 있음을 안다면, 장병들에게 따스함을 내어주는 것으로 그들의 노고 와 헌신을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 그러한 환대를 전해주고자 군종 사제들은 사 제 본분인 양들을 위한 헌신을 마음에 새기며, 사제복 과 군복을 갖춰 입고 각자의 자리에서 그들과 함께하 며 사랑으로 봉사해 나가겠습니다. 군종 사제들을 기 억해 주시고, 이들의 발걸음에 힘을 더하여 주시길 청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