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28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eNcbtwhiIog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하느님을 믿으면서 우리는 모두 행복을 소망합니다. 당연하게도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삶은 사랑의 삶이어서 그 외형적인 모습의 다양함 속에 행복한 삶의 공통점이 들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 행복이거나 만족스러운 어떤 것을 꿈꾸지만 또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일하고 애를 쓰는 고통스런 시간도 행복한 삶의 본질 속에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새겨주신 당신 모상의 본질이 사랑이고 그 사랑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다스리라’는 사명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습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예수님에 대한 기억 중 가장 강렬한 것은 ‘십자가’입니다. 더 정확히는 ‘십자가에서 죽음’입니다. 매 맞으시고, 가시관 쓰시고, 넘어지시고, 옷벗김을 당하시고, 못박히시고, 들어 올려져 죽으시는 예수님을 보며 우리는 주님을 따르는 길은 이처럼 어렵고 고통스럽다는 생각에 젖어듭니다. 우리 주님이 아프셨으니 우리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감동적인 묵상도 그래서 등장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수차례 예고하셨던 이 죽음은 고통을 보여주심이 아니라 세상이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예고셨습니다. 당신이 고통스러우실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세상이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그 진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여전히 우리에겐 오해와 곡해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주님의 고통을 강렬히 기억하면서 사람들의 손에 왜 사람의 아들이 넘겨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은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사람들에게 주님의 뜻이 감추어진 것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과의 매일은 즐거움과 행복함이었기 때문입니다. 죄 없는 의인일 뿐 아니라 선하신 주님과의 일상에서 그분의 죽음을 상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그런 이의 죽음들을 늘 감추어 행하였기에 묻기조차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삶은 사랑의 삶이고, 그 삶은 고통을 향한 삶이 아니라 고통도 상관 없는 삶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주님의 즐거움과 행복한 삶이 모든 이에게 전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지식을 ‘상식’이라고 말하지만 때로 상식 중에는 권력을 지닌 이들이 만들어 낸 거짓 상식도 존재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살인자들이 만든 상식이 복음적 삶은 고난의 삶이라는 공식입니다. 이 거짓은 부활을 통해 거짓으로 드러나지만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이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사는 듯 합니다. 우리는 고통으로 천국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0:00 오늘의 복음
1:05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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