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25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SUfFo9qI8JM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예수님이 사도들을 파견하실 때의 모습이 복음에 등장합니다. 첫 사명이라 할 수 있고 결국 예수님의 최종적인 파견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던 이 내용은 지금 신앙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가르침으로 전해집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며 누군가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할 때 기억해야 하는 근본과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말씀을 되새겨 봅니다.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먼저 주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권한은 두 가지입니다. 마귀를 쫓아내는 힘과 질병을 고치는 권한입니다. 모든 힘과 권한은 그 대상에서 의미가 살아납니다. 그렇다면 이 힘과 권한은 악마에서 또 병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돌보라는 말씀입니다. 어떤 이들은 악마를 물리칠 권한이라고 말하고 심지어 마귀에 시달리는 이들도 마귀를 이긴다고 말하지만 마귀는 쫓아내면 그만입니다. 마귀를 쫓아내는 것은 그 사람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고 사람들의 사랑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는 외롭지 않고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것이 악마를 물러가게 하는 참 힘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사랑의 회복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병에 힘겨운 이들을 고치는 것 역시 병을 고치는 능력이 아니라 아픈 이를 위한 마음과 사랑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그래서 이 힘과 권한은 하느님으로부터 제자들에게 ‘거저’ 주어진 것들입니다. 사람의 힘과 권한으로 불가능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전적으로 하느님에게서 가능해지는 것이어서 사람의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을 하느님이 이루신다는 것을 제자된 이는 잊어서는 안되고 그것을 기억하게 하시는 주님의 당부가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만약 제자들이 자신들이 지닌 것을 하느님이 주셨다 하고 그것에 의지해서 사람들 속을 다니며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해봅니다. 그러나 그것은 상상할 필요 없이 지금 우리의 모습 속에서 모두 드러납니다. 하느님이 주셨다고 말하지만 그것으로 자신을 전하고 그것에서 오는 것이 자신의 권한이나 힘으로 둔갑시키는 일은 흔합니다. 우리는 바꿀 생각 없는 반성이나 묵상보다 그때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을 다 이룬 그 제자들의 모습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그게 원칙이니까 말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4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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