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03 오늘의 말씀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0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TRdSiC9qCQ8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외아들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구원을 상징하는 이름과 기름부음을 받은 하느님의 사람을 지칭하는 이름의 뜻을 지녔습니다. 이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구원’을 말하고 희망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이름이자 구원의 상징이고 희망이 된 말입니다. 세상 모두가 이 이름을 말하고 희망을 겁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그런데 세상에 오신 구세주의 생애를 알고 있는 우리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이상한 점을 봅니다. 주님은 늘 당신을 숨기려 하신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복음서 전체에서 예수님의 정체를 정확하고 분명히 증언하는 것은 놀랍게도 악마입니다. 악마는 언제나 사람들 앞에서 주님의 정체를 드러내려고 애를 씁니다. 우리가 영화나 이야기에서 듣는 마귀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이들의 모습은 주님 앞에서는 유독 맥을 못추고 스스로 약한 척을 합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주님은 그들의 입을 막아버리십니다. 구하러 오신 분은 당신을 감추시고, 그분의 적은 그분을 알리려 합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복음은 이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결국 주님의 능력에 놀라는 모습을 결론으로 내어 놓습니다. 그런데도 주님은 왜 이런 모습을 한사코 유지하시는 것일까요? 어차피 세상 모두가 당신의 이름을 알고 희망을 걸어야 하는 것은 분명한데도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감추시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도 또 심오한 것도 아닙니다. 주님이 오신 것은 당신의 이름을 알리고 흠숭을 받거나 추종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하신 것처럼 사랑이신 하느님을 사람에게 전하고 사람이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깨닫게 하시고 살게 하시려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은 마귀의 힘만큼 절대적이고 특별한 영역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마귀의 입장에서 하느님을 막을 수는 없고 그들의 초점은 오직 사람을 망가뜨리는데 있었고 이 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그리스도를 특별한 분으로 만들면 사람들은 결코 그분에게 가깝게 갈 수 없습니다. 또한 주님의 사랑은 사라지고 없고 그분의 능력만을 따르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딱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마귀는 자신의 가장 오랜 지혜를 이용해서 주님께 맞선 것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6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