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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826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8. 26. 08:02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826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8lNffG9w5L8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아주 어릴 때, 곧 성당에 발을 딛기도 전에 배운 것이 천당과 지옥이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천국이나 지옥의 갈림길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은 하느님을 배우기 전부터 들은 이야기이고 죽음 이전 세상의 여러 심판을 겪으며 알게 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 다니며 지옥에 관한 그림을 보며 무서움을 느끼고 천국은 모르겠고 적어도 지옥은 가지 말아야 한다는 확실한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에게 그 심판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하고, 영원한 생명 곧 천국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자리에 자주 섭니다. 장례미사가 그러하고 주님의 말씀들 속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 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사랑이라 고백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 살아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마지막, 그리고 사람의 마지막에는 이처럼 불안한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우리가 믿은 하느님은 그리고 하느님을 닮은 우리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하는 세상은 이처럼 견고하고 막막한 곳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예수님은 복음 속 그 장본인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십니다. 곧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곧 하느님의 율법을 지키며 자신들을 의인이라 부르던 이들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분명 하느님의 전문가처럼 자신들을 이야기하지만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하느님은 사랑이 아닌 진노에 가까운 징벌과 심판의 하느님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사랑이 아닌 무죄함이 최고의 가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죄가 없는 상태가 최상의 상황으로 말하는 이들의 기준에 죄인은 벗어나기 힘든 대부분의 사람들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예수님의 이 충격적인 말씀은 다른 설명 없이도 그들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그들로부터 하느님을 배우는 이들의 상태 역시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누구신지는 모르고, 그분이 주시는 것에 대해 탐을 내고 다른 이들은 부정하는 이들에게서 배운 하느님은 차별의 하느님이시고 희박한 확률의 구원을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그 기준을 가르치는 의인들의 상태를 보면 도무지 좋은 상태의 사람과 하느님을 떠올릴 수 없는 지경에 빠집니다. 그러니 그들이 앞을 보지 못한다는 주님의 말씀은 표현 그대로인 겁니다. 주님이 그들에게 어떤 약속도 못하게 하신 이유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2:09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