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721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60bBkWRazNo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6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생애를 담은 복음서는 우리에게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복음을 읽을 때 가끔은 시간을 갖고 주님의 시선을 함께 느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의 생애가 시작된 마굿간에서 이집트, 그리고 늦게 돌아온 나자렛에서의 삶. 그리고 공생활의 주님을 살아가는 예수님은 관찰만이 아니라 그분의 심정에서 세상의 모습을 헤아리고 함께 공감해도 좋습니다. 성경 안에는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복잡한 모습들이 모두 들어 있으나 그 앞에서 주님은 어떤 마음이 드셨을까요.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빈몸으로 떠난 복음 전파의 길에서 제자들이 돌아왔습니다. 모두가 기뻐하며 사람들 사이에 전한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마귀가 떨어져 나가고 힘겨웠던 이들이 용기를 얻고 용서를 받는 일이 이어지자 제자들은 기뻐하며 돌아왔고, 그들 뒤로 주님을 찾아 나선 많은 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을 떠나 제자들에게 쉴 시간을 허락하시려 배에 오르십니다. 세상이 스스로도 불가능하다 생각하는 가치가 이 작은 이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주님께 얼마나 기쁨이 되었을지요. 그러나 난생처음 들은 하느님의 사랑과 뜻에 이끌려 온 이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주님을 찾았습니다.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도착한 곳에 이미 기다리는 이들을 보시는 주님의 마음을 복음은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라고 소개합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고 풀이해줍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목자가 없었을까요? 적어도 그들에게 목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분명 있었습니다. 그 자리가 모세의 자리이든 스승의 자리이든 그들에게 스승의 위치나 의인이라 불리기를 바라며 살아가던 이들의 머리 속에는 율법과 예언서라는 하느님이 주신 몫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들이 그것을 책임지는 이유는 백성들에게 하느님을 전해야 하고 하느님 뜻대로 세상을 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치 목자가 없는 듯 사람들을 만들어 낸 것은 언젠가 그들이 자신들을 위한 삶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지닌 모든 것의 근본이 하느님이심을 잊어버린 이들이 양들을 돌보기보다 자신들을 위한 도구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 배에서 내리셔서 그들 앞에 다시 서십니다. 당신을 찾는 이에게 쉬지 못하시는 하느님을 보면서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당신도 일하신다라고 밝히신 주님의 말씀을 떠올려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어서 세상에 나가 하느님의 뜻을 살고 전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주님이 보내신 제자들임에도 우리의 세상은 가엾은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또 우리의 모습은 이상하리만큼 주님을 박해한 이 의인들을 닮아 있어서 성전에 모인 백성들은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자신들이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크게 잘못된 듯 보입니다.
모두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자신의 수고를 말하며 쉴 생각부터 하는 이들은 그 회복의 시간을 다시 그리워하며 양들을 귀찮아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은 그 소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그러나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그 소진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살아야 합니다. 고단한 여정에서 내려 올 때 누군가 우릴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쉴 시간은 주어지지 않아도 행복한 일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6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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