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꿀샘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623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6. 23. 08:05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62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HK-pN-FBZu4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2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사람들에게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우리에게 주어지는지에 대해 말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우시고 너무 후하시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에겐 불편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나 세상이 이야기하는 종교의 최고 가치인 ‘신’은 늘 접근하기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 또 오랜 수련을 통하거나 엄청난 깨달음을 통해 만날 수 있다로 말하는데, 예수님이 우리에게 알려주신 하느님도 예수님도 그런 우리의 태도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예수님의 말씀에 제자들과 주님을 태운 배는 호수를 건너갑니다. 제자들은 노를 저어 배를 움직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곳에서 주무십니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 배가 뒤집힐 지경이 되어도 주님은 가만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을 어떤 이들은 위기에 구원해주시고 늘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으로만 인식할 때도 있습니다. 그분께는 은총을 받아야 하고 그것이 세상 사람들과의 차이점이 되기도 하고 언제나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이유가 되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어떤 때는 하느님을 믿는데서 오는 답답함이 되기도 합니다. 답을 안주시면 더욱 그렇고 내 삶에 불행이나 좋지 못한 일이 있을 때 사람은 하느님의 존재까지도 의심하거나 혹은 자신의 탓을 돌리며 하느님의 무관심을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느껴지지 않는 하느님은 마치 주무시는 분처럼 여겨집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예수님을 깨우는 제자들입니다. 주님이 이 위기를 극복시켜주시리라 생각했고 그들은 주님을 목놓아 불렀습니다. 주님은 일어나셨고 그들을 구해주셨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처럼 그들이 죽게 되었는데도 가만 계시던 주님이 일어나시자 모든 상황이 일시에 달라지고 거기에 사람들은 모두 살게 됩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 상황을 나무라고 계십니다. 겁을 내는 제자듥, 그리고 믿음이 없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였다는 주님의 말씀은 무엇입니까? 

능력의 주님에 초점을 맞추면 주님을 믿지 못했다가 주님께서 결국 일어나서 구해주셨을 것이다. 혹은 주님은 하느님이시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믿지 않은 것을 나무라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주무신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나중에 일어나셔서 어차피 구해주시려 했다고 봐야 할까요? 그보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맡기신 듯 보입니다. 배가 흔들려도 아무런 미동도 없이 주무시는 것은 그분은 어떻게 해도 안전하다 보다는 제자들과 함께 아무 걱정 없는 당신의 신뢰를 보여줍니다.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은 답답할 정도로 착하시고 늘 후하십니다. 거절하지 않으시고 누구랑도 어디에도 가시며 그들에게 사랑을 가르치기를 놓치 않으십니다. 그분 앞에서 꾸지람을 당하고 망신을 당해도 그것은 그들을 내치거나 없앰이 아니라 그들이 가장 소중한 가치에 돌아오기를 바라시는 이야기였습니다. 또 하느님의 사랑을 알지 못했던 이들에게 주님은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지 않아도 언제 사랑하시며 보호하시는 하느님을 알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 곁에 주무시는 예수님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요?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와 상상을 초월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위로가 아니라 안으로, 멀리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초월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무엇인데 하느님의 사랑을 당연한 듯 받을 수 있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생각 이전 이미 당신의 생명도 용서도 받고 사는 우리입니다. 주님은 언제나 이 배에서처럼 우리 곁에 계십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0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