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귀 얇은 신앙인? | 김윤태 루카 신부님(부산가톨릭의료원장)

松竹/김철이 2024. 6. 6. 09:45

귀 얇은 신앙인?

 

                                                  김윤태 루카 신부님(부산가톨릭의료원장)

 

 

뻐꾸기 소리가 들리면 여름이,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 면 가을이 온다고 계절이 오는 소리를 잘 알아듣습니 다.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남자는 세 여자의 이야기만 잘 들으면 된다고 합니다. 어머니, 부인, 네비 소리 말입 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그 소리를 대체로 잘 듣지 않습 니다.

 

그럼 살아가면서 우리는 누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 입니까? 혹시 당신은 귀 얇은 사람이 아닌지요? 귀가 얇은 사람은 성격 좋다는 말에 쉽게 흔들리고, 마음이 약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며, 또 자기 줏대가 없어 쉽 게 현혹되고, 남의 말은 잘 듣지만 가족의 말은 안 듣고, 토론이나 논쟁에 이겨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 귀 얇은 아담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아 내의 말에, 하와는 뱀의 달콤한 이야기에 혹해서 넘어 갑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함께한 에덴동산의 가족들은 풍비박산이 나게 됩니다. 모든 것들이 원수가 되고 서 로의 탓만 하게 되는 안타까운 시간이 시작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귀 얇은 신앙인으로 살아가 는지 늘 돌이켜 보고 자신의 신앙을 잘 지켜나가야 합 니다.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 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 이외의 것들은 은 총의 삶이 아니라 죽음의 구렁 속으로 우리를 끌고 갑 니다. 아주 교묘하고 달콤한 이야기로 우리를 속입니 다.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는 것이라면 받을 생각도 청 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 이외는 우리의 욕망에 따른 욕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진리를 말한 다. 누구든지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사람이 육체 적으로 그의 부모로부터 태어나지만 영적으로는 성령 으로부터 태어난다.”(요한 3,1-8 참조)

 

이렇게 주님의 가족으로 살아가려면, 우리는 매 순간 비록 어렵고 힘든 시간일지라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 리는 항상 하느님께 무언가를 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 니라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주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입니다. 기 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