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신앙은 만남이고 체험입니다 | 오경섭 안젤로 신부님(몽탄 본당)

松竹/김철이 2024. 1. 14. 09:48

신앙은 만남이고 체험입니다

 

                                                                     오경섭 안젤로 신부님(몽탄 본당)

 

 

거룩하고 기쁜 성탄의 축제를 마치고 평범한 일상 으로 돌아가는 연중시기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을 맞이하고 이제 또다 시 당신을 찾아 나서는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질문 을 던지십니다. “무엇을 찾느냐?” 이 질문에 대해 무엇 을 찾는지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대신 ‘어디에 묵고 계 시는지’를 묻고, 예수님은 ‘와서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우리 삶에 놓여있는 고통을 줄이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하느님의 보호와 은총과 지혜를 구하기 위해 신앙생활을 합니다. 이 신앙생활의 이유 가 어쩌면 예수님의 ‘무엇을 찾느냐’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그 이유에 합당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주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것입니다.

 

신앙은 만남이고 체험입니다.

만남은 대화로 이루어지고 대화에는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사실만을 주고받는 대화, 생각과 의견을 나 누는 대화, 느낌과 감정을 주고받는 대화, 그리고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인격을 나누는 대화가 있습니다. 그 렇다면 우리는 예수님과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요?

 

기도는 대화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도를 통하여 우 리는 신앙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단순히 내가 처해있는 사실만을 이야기하고 바람만을 바라는 기도로는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나를 잘 이야기하려면 사실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생기는 감정 과 느낌도 함께 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그 감정과 느낌의 이유와 이와 관련된 나의 기초적 체험들 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상대에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과의 대화라는 기도에 앞서 먼저 나를 솔직하게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를 주님께 모두 다 말씀드릴 때 주님과의 만남이 시작됩 니다.

 

예수님의 삶을 들여다보면 예수님께는 무엇이든 말해도 된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하느님이신 예수님께 서 우리가 살아가는 그 삶을 겪고 느껴서 누구보다 잘 알 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연중 시기는 우리와 같은 삶을 사셨던 예수님의 감정과 느낌 그리고 그분의 체험 까지도 함께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예수님을 알고 이 해할수록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이해받고 지혜를 얻는 신앙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