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소한小寒

松竹/김철이 2024. 1. 4. 12:30

소한小寒

 

                    松竹 김철이

 

 

옷 벗은 벌판

더더욱 시리게 할 심사인지

인연도 맺지 않고

사연도 짓지 않았건만

소복한 처녀 서릿발 한을 지어 내린다.

 

콩새도 발이 시려 콩콩거리고

재두루미 목 빼

춘삼월 호시절을 기다리는데

얼음장 몸 사려 살을 찌운다.

 

새봄이 머지않은 듯

기러기 북으로 돌려보내고

까치둥지 지으라니

덩달아 꿩이 울며불며

얼어붙은 계곡물 물꼬 열 속셈을 품는다.

 

늘 푸른 소나무도

사시나무 떨 듯하고

겨울 장미 속앓이는 더욱 붉은데

한추위 덧대려 거들먹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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