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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103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1. 3. 11:44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10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7oyEWkZG3d4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주님 공현 대축일 전 수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과연 나는 보았다.”

2천 년 후를 살아가는 많은 교우들에게 예수님의 생애에 함께 했던 이들이 부러운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곳곳에서 주님 발현과 같은 이야기가 있을 때마다 화제가 되거나 관심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고 아무리 교회가 이미 완성된 계시를 말하더라도 사람들의 호기심은 개인적인 영적인 욕심과 합쳐져서 사람을 위험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때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그 때의 사람들이 우리의 기대처럼 늘 그렇게 즐겁고 행복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 때의 사람들 중 주님과 직접 만난 사람들은 하느님을 마주하는 영광을 가졌지만 사실 그 내용은 언제나 ‘보고도 보지 못하는 상황’ 곧 ‘의심’이라는 불쾌한 상태와 연결되곤 합니다. 이는 가장 그리스도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던 요한조차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느님이 세상에 드러나셨음에도 그의 태도는 전혀 예상 밖이었습니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하느님께서 알려주신 것을 그대로 본 요한은 예언자의 직분으로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솔직히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몰랐던 그분에 대해 증언합니다. 그는 그 순간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렇게 주님의 오실 길을 준비한 광야에서 나온 소리는 주님을 직접 마주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결국 주님에게서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위대한 성인에게 경솔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는 왜 직접 경험한 하느님의 어린양을 따르지 않았을까에 대해 고민해보면 아마도 직접 본 예수님이 그의 기대와 전혀 달랐기 때문일 듯 싶습니다.

우리가 또 의심에 대해 기억하는 토마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의 눈에 주님은 분명 돌아가셨기에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주님의 부활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는 주님의 모든 것을 함께 했지만 세상에서 죽음이라는 기준은 그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요한이 신발끈을 말했던 구세주에게 ‘오실 분이 당신이신지’를 물은 그의 고민은 보고도 믿지 못하는 우리의 여전한 편견을 보여주는 듯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보았으니 이제 믿었으면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37  "과연 나는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