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잊혀진 작은 성체 조각들] 대림 제2주간 화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3 12 12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Vu3Jt39nBKU
나해 대림 제2주간 화요일 – 나의 잊혀진 작은 성체 조각들
오늘 복음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어린 양을 찾아나서는 목자의 모범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결론으로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 안에 우리가 어떻게 착한 목자가 될 수 있는지의 그 방법이 들어있습니다.
우리 성당에도 많은 어르신이 교통수단이 없어 성당에 나오지 못하고 계십니다. 그분들을 일일이 찾아서 모셔 오지 못하는 것이 저에게는 마음의 큰 부담이 됩니다. 지금도 그 방법은 계속 생각하고 있지만, 그분들을 직접 찾아 나설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사랑이 부족한 것입니다.
저의 논문지도 교수였던 조르지오 마짠티는 본당 신부이기도 하였습니다. 이태리는 한 번 본당을 맡으면 굉장히 오래 있기에 신자들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압니다. 따라서 누가 미사에 안 나오면 그분은 끝까지 찾아가셨습니다. 한 번은 지붕 위에서 작업하시는 분과 이야기하기 위해 당신도 지붕 위로 올라가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성당에 나오게 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사랑입니다. 그러나 그 사랑은 그 사람을 사랑해서라기보다는 하느님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양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 양이 내가 사랑하는 주인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성당에 나오지 않으시는 분들의 얼굴을 아직 모릅니다. 그래도 찾아가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마음 아파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그들 한 사람도 잃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이 마음을 우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요?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밥상을 엎으면서 부모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먼저 주는 선물에 감사해야 부모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그분의 살과 피로 주시는 성체를 영하지 못하면 용서받지 못합니다.
제가 유학할 때 어떤 신부님이 바닥에 떨어진 성체를 구둣발로 쓱싹쓱싹 지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분이 잃어버린 한 마리 어린 양을 찾아 나설 수 있을까요?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어린 양이 바로 그 땅에 떨어진 성혈 한 방울과 같기 때문입니다.
김창옥 강사가 요즘 알츠하이머 증상이 있어서 강의를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원인을 살펴보니 본인 생각으로는 아버지에게 매일 가정 폭력에 시달린 어머니를 구하지 않고 외면했던 어린 시절의 죄책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부모에게 완벽히 감사하지 못할 때 자녀에게 그 영향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그만큼 사랑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자녀도 그 정도로 세심하게 사랑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따라서 자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아주 작은 것까지 감사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언제나 부모를 기쁘게 해 주려는 마음이 근저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나에게 해 준 모든 조각도 다 감사한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부모가 나에게 준 것을 사랑하지 않으며 부모를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말씀과 성체의 한 조각, 떨어지는 가루까지도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면 잃어버린 작은 영혼들이 그분의 성체의 한 조각임을 느끼게 되고 그러면 그들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됩니다. 감사한 만큼 보답하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주인이 주는 선물인 성체와 성혈의 조각들을 사랑하지 못하면 주인의 마음에 무감각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이런 의미로 저는 백포도주보다 붉은 포도주를 미사에 사용합니다. 한 방울도 씻겨나가지 않도록 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노력이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사랑으로 성장하기를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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