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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 | 나는 세상에서 신비로운 존재인가? | 대림 제2주간 월요일, 2023 12 11

松竹/김철이 2023. 12. 11. 07:15

[나는 세상에서 신비로운 존재인가? ]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3 12 11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ow-AB38aFII

 

 

 

나해 대림 제2주간 월요일 – 나는 세상에서 신비로운 존재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한 중풍 병자를 고치십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중략)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거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은총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주는 것을 ‘성사’(sacramentum)라고 합니다. 성사 중의 성사는 성체성사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신성을 눈에 보이는 밀떡 형상으로 내주시는 것이 성체성사입니다. 이런 것들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신비’롭게 보입니다. 세상이 밀떡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살과 피라고 믿으며 우리가 2천 년 동안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성사는 다 ‘신비’(mysterion)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 신비로운 광경을 보고 교회 안에 죄의 용서가 이루어진다는 것까지 믿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도 다 성사이고 신비롭게 보여야 합니다. 우리 안에 그리스도를 모시고 그것을 보여주는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신비롭게 보이려면 세상 사람들의 생각과 예상을 뛰어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그 기적의 신비를 보고 믿음을 얻어 죄를 용서받습니다. 
아르헨티나 사람인 라울 소사(Raoul Sosa)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5세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뛰어난 음악성을 보였던 10대 초반에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들과 다양한 실내악곡들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스무 살 때 그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그리고 지휘자로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러한 그에게 청천벽력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1979년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 셋째와 넷째 손가락이 마비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은 유명한 라울 소사가 이제 피아노 인생은 끝이 날 것이라 믿었습니다.
 모든 위대한 사람들이 언제나 그러하였던 것처럼 라울 소사도 절망을 딛고 더 큰 거목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왼손 하나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손가락을 놀리는 날렵한 핑거링(fingering)은 청중들을 압도하며 큰 감동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손 피아노에 압도된 청중들은 그를 ‘기적의 피아니스트’라 부릅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에게 ‘참 신기하다!’라는 인상을 줍니다. 이런 인상을 주려면 반드시 그 사람 안에 ‘믿음’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 믿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네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이희아 씨가 있습니다. 의사의 유산권고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우갑선(50) 씨의 강력한 출산 의지로 태어난 아기가 ‘희아’ 씨입니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10살에 세상을 떠난 성녀 히야친타의 세례명을 따 ‘희아’란 이름을 주었고 ‘세상의 기쁨의 싹’이 되라는 의미도 함께 주었습니다. 희아는 말합니다. 
‘나는 손가락을 두 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내 손을 생각해 보면 아주 귀한 보물의 손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희아 씨가 피아노로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이전에 하루 10시간이 넘는 맹훈련이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초등학교 6학년, 그렇게 고된 훈련에 작은 몸은 서서히 지쳐갔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피아노를 보기만 해도 경기를 하고, 피아노 선생님을 보면 숨어버리는 등 ‘피아노 거부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피아노를 그만두겠다고 했고 어머니도 자신의 욕심을 접으려고 했습니다.
기적은 병상에서 일어났습니다. 1979년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가락이 마비되는 치명적인 사고를 당한 피아니스트, 장애를 뛰어넘는 열정으로 지휘와 작곡을 비롯해 왼손만을 위한 작품을 작곡한 것뿐만 아니라 한 손만으로 연주하는 놀라운 기교를 개발해 청중을 압도하는 감동을 보여준 ‘기적의 왼손 피아니스트’ 라울 소사를 만난 것입니다. 자신과 비슷한 장애가 있는, 어쩌면 자신보다 피아니스트로서 더 큰 장애를 가지고 있는 그와의 짧은 만남이 그를 다시 피아노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5년 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즉흥 환상곡’을 칠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대표곡으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터질 듯한 감동과 용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 사태에 빠졌을 때 전 국민이 금붙이를 모아서 전례가 없이 빨리 그 위기를 극복한 적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그런 일이 신기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이 강합니다. 그래서 뭉치면 못 할 게 없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이 있기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우리 교회도 이태석 신부나 마더 데레사 성녀처럼 믿음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도 교회 안에 죄를 용서하는 권한도 있음을 믿게 될 것입니다. 믿음은 성령 한 분에게서 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