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가장 큰 계명 – 사랑의 실천 | 이명상 아우구스티노 신부님(문화동 주임)

松竹/김철이 2023. 10. 27. 10:00

가장 큰 계명 – 사랑의 실천 

 

                                                               이명상 아우구스티노 신부님(문화동 주임)

 

 

매년 이맘때면 형형 색색 아름답게 변화하는 자연 앞에 우리들의 마음 조차 풍요로워지는 시 간을 맞이하기도 합니 다. 주님의 은총 안에서 너그럽고 충만한 은총의 삶이 되시길 기도드립 니다.

 

연중 제30주일인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가장 큰 계명의 말 씀을 들었습니다.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 다. ‘네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 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 말씀은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야 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 이 대답을 듣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하고 있는 율법 교사는 예 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올가미를 씌워 예수님을 고발 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무 엇이 이들을, 바리사이들과 율법교사들 그리고 헤로데 당원들까지도 예수님께 대한 옹졸하면서도 악독하기 까지 한 태도를 취하도록 하고 있는 것일까?

 

마태오 복음사가는 우리에게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 21-22장에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예수 님은 강도의 소굴로 변한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시 면서 예수님의 권한에 문제를 삼는 이들에게 두 아들, 포도밭 소작인, 혼인 잔치의 비유 말씀을 들려주시며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을’ 뿐 만 아니라, 죄인이라 낙인찍었던 세리와 창녀들이 바리 사이들과 율법교사, 그리고 수석사제들과 원로들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 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마태 21,32). 예수님의 강한 비판의 말씀 은 철저하게 율법을 지키고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 그리고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예수님께 앙심을 품고 끊임없이 적대감을 드러내는 태도를 보 였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늘 예수님께서는 시험하기 위해 던지는 율법교사의 질문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답을 해주십 니다.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과 이에 못지않게 중요 한 둘째가는 계명까지. 이것은 율법교사뿐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음을, 늦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말씀을 오늘 들으셨다면 그 말씀 따라 살아가십시오. 예수님의 사랑을 오늘 보셨 다면 그 사랑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리고 용기내어 하 느님의 도구로써 여러분의 삶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보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마태 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