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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1024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10. 24. 08:10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102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DvkwUhNdlak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신앙에 관한 가르침 중 ‘깨어 있음’과 ‘기다림’이라는 가치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주님이 언제 오실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을 ‘고단한 기다림’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그러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예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뜻일까요? 시간을 가져 보았으면 합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주님이 깨어 있음을 말씀하시며 사용하신 비유 속 우리의 처지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입니다. 그래서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의복을 벗지 못하고, 또 등불을 꺼뜨릴 수 없는 종의 처지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니 종의 처지에서 이 기다림은 긴장될 수밖에 없고 절대자를 위한 복종으로 여겨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우리는 살면서 우리에게 던지는 사람들의 평가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주님은 그런 깨어 있음의 종에게 ‘행복하여라!’하고 선언하십니다. 잘못 생각하면 당사자가 얼마나 피곤한지는 생각하지도 않고 모르는 소리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그 주인이 종을 앉히고 식사를 대접하는 모습을 이야기하시지만 그 전 기다림은 피곤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우리입니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생각의 길을 조금 틀어 봅니다. 만약 종들에게 이 기다림이 의무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면 어떨까요? 주인이 무섭고 상벌이 확실한 분이어서 긴장할 수밖에 없는 분이라면 상은 달지만 벌은 상상하기 싫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분이 주시는 상이 달기만 할 리는 없습니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다행이다’ 정도이지 그것으로 기분이 좋거나 기쁘다라고 마냥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종이 주인을 사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에게 주인이 온다는 것은 기다리던 선물을 받은 아이마냥 기쁜 일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주인은 세상에서 만난 가장 좋은 분이고 선한 분이어서 그분이 새벽이든 밤중이든 기다릴 수밖에 없는 분이라면 기다림의 의미는 당연한 것이 되고, 우리가 ‘심판’이라고 부르는 그 순간은 가장 사랑하는 이와 만나는 행복의 순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림은 그런게 아닐까요? 



0:00  오늘의 복음
1:13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