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925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xAb73kUN-PE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생활성가 중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이제 종교와 상관없이 대중적인 곡이 된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자신이 사랑받는 느낌’을 받고 감동하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사실 이 노래는 답가가 있는 노래로, 누군가에게 불러주는 노래인데도 말입니다.
신앙에 있어서도 가치가 뒤바뀐 채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소금이다.’라는 표현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빛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예수님은 등불 하나가 밤을 지켜주는 모든 것이었던 세상에서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밖에 나가면 밤에 떠오른 달빛이 유일한 빛이 되던 때에 등불의 가치는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였을 텐데.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더욱 강하게 느낌을 전해줍니다. 등불을 켜서 덮어버리거나 숨기면 모두가 어두움에 갇혀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등불, 곧 빛의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십니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주님이 이야기하시는 빛은 언제나 ‘빛나는 것’이 아니라 ‘비추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곧 빛나는 것으로 빛을 파악하면 그것은 나의 존재를 말하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정작 주님도 주님이 말씀하신 빛도 어두운 곳을 비추어 사람을 돕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곧 자신이 아니라 눈 앞의 모든 것을 돕는 사랑에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
빛을 자신의 모습으로 도취되어 바라보는 이는 시력을 잃어버리기 마련입니다. 곧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에 빠져 그것을 자신 스스로 덮어버리는 행동은 결국 그 등불이 꺼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 역시 잃어버리게 만드는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라는 말씀 그대로의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하느님이 자신에게 빛을 주심은 누군가를 위해, 세상을 위해 내놓아야 하는 사랑임을 기억합시다.
0:00 오늘의 복음
1:02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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