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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826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8. 26. 08:09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826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OOctzd7ru7Q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0주간 토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사랑의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사람의 품위에 높고 낮음이 있다는 것이 이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천국에서야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 외에 어떤 의미가 있을 리 없으니까요.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모여 살 때 사회를 이루고 그 안에 나름의 조직과 체계를 갖추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을 믿지만 우리 역시 ‘교회’라는 사회 공동체를 이루며 역할에서 시작된 일정부분의 조직과 체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신은 모두가 일치하고 서로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하느님께 일치하기 위해 우리는 나름의 질서를 만들어 왔고 분명한 자리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이런 우리의 모습은 꽤 오래된 일이기도 합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리스도인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자신들과 비교할 이유는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 역시 그들과 같은 자리를 만들어 오고 있고, 또 그들의 자리를 맡은 이들이 존재합니다. 소위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성직자가 될 수도 있고 수도자나 평신도가 맡을 수도 있지만 분명히 있는 자리이고 사람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성경을 보면서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는 것은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렇듯 성경 속의 내용은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시며 우리가 그 길을 닮지 않도록 당신부터 사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예수님을 못박고 박해했던 이들의 모습조차 따라하는 잘못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자리를 이해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들에게 주님이 하신 비판과 지적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성을 생각하기 전에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더욱 중요해보입니다. 곧, 가르침은 듣고 실천해도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예수님의 지적은 입에 올리는 것이 부끄러울 만큼 놀랍게도 지금의 우리와 닮아있습니다. 우리는 이 복음서를 통해 주님의 생애를 보고 박해자들도 그만큼 지켜봐왔을텐데 우리가 그 모세의 자리에서 권세를 부리는 이들을 따라하는 것은 생각할수록 어이없고 부끄러운 노릇입니다. 그리스도는 돌아가실 때까지 모세에게 주신 하느님의 말씀 그대로 사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 위에 올라서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분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언제 주님을 박해한 이들의 자리에 올라간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설마 그들의 자리가 부러웠던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0:00 오늘의 복음
1:56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