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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704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7. 4. 08:07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70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kLeXL_oo1yg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모르는 신자들은 없지만, 우리는 현실에서 그 사실에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주 만나기도 합니다. ‘왜 하느님은 나만 피해 사랑하시는가?’ 싶은 순간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다른 이들은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 속에 산다고들 말하는 데 나에게는 그런 답도 또 증거도 없을 때 우리는 ‘다른 무엇인가’를 찾기도 합니다.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복음 속 장면의 장소는 호수입니다. 민물에 파도가 있을 리 없지만 배가 뒤집힐 정도의 풍랑이 일 정도라면 그야말로 폭풍우에 해당하는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그럴 때는 누구나 주님의 도우심을 청해야 할 상황으로 보는 것이 정상입니다. 언제나 영웅처럼 나타나시는 주님의 모습을 기억하는 제자들은 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결론을 알고 들여다보는 드라마나 영화가 그렇듯 다소 김빠진 듯 느껴지는 이야기는 결국 예수님이 이 상황을 정리하시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주님은 모두가 급할 때는 잠들어 계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호들갑을 떨고 나서야 그들을 꾸짖으시며 그들을 구해주십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 하나가 우리에게 두고 두고 숙제가 됩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주님이 계시니 구해주실 것이라 믿었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우선 들리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죽을 위기이니 그분을 깨우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도 좀 너무하신 게 아닐까 섭섭한 마음이 동시에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른 의미도 있는 듯 느껴집니다. 

주님이 계신 곳은 그 배 안이었고 제자들은 그 배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었습니다. 주님은 가만 계셨고, 그 상황은 모두 제자들에게 맡겨진 상황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게 필요했던 믿음이 꼭 주님이 구해주실 거라는 신뢰나 의지만은 아닐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이 배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 또한 믿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힘을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 잠든 스승을 지켜 호수를 건너갈 수 있다는 믿음 말입니다. 만약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이 우리의 약함을 드러내고 당신께 대한 의지라면 주님은 분명 그들을 칭찬하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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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그런데도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