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松竹 김철이
눈꽃 피는 고향을 서성이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늘 웅숭깊은 아버지 거대한 가슴팍이다
품에 안기면
남녀노소 응석받이가 되니
싫증이라도 낼까 봐
춘삼월 나뭇가지 물 올리고
물오른 대지 잡초 깔아
잘난 놈 못난 놈 죄다 품어 안는다.
칠팔월 복더위에 지칠까 봐
검푸른 초목 그늘 지우고
건들바람 바람잡이 삼아
구슬땀 부채질에 좋은 시절 흘려보내니
드높은 어머니 은혜 같더라
낙관도 비관도 아니 하고
침묵으로 배부른 구시월 엮어내며
곱디고운 춤사위로
겸허히 머리 숙이는 뭇 생명의 안식처로다.
시인뉴스 포엠
'작품 발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시인뉴스 포엠 (0) | 2023.02.02 |
---|---|
외가(外家)|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0) | 2023.01.29 |
본가(本家)|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0) | 2023.01.22 |
가족(家族)|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0) | 2023.01.15 |
아내|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0) | 2023.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