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남을 헐뜯는 말을 하는 것을 경계함|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2. 12. 13. 11:41

남을 헐뜯는 말을 하는 것을 경계함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성 크리소스토무스는 이렇게 말하였다.
남의 더러운 행실을 생각하면 자신의 마음을 더럽히게 되고, 남의 더 러운 일을 이야기하면 자신의 입을 더럽히게 된다. [이는] 남의 더러운 물건을 훔쳐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같으니, [결국] 남을 욕되게 하 겠는가? 아니면 자신을 욕되게 하겠는가?

 

남을 헐뜯는 말을 만드는 이들은 마치 돼지와 같다. [그것은, 그들은 남들이 발을 두는 곳에, [그들의] 입을 두기 때문이다.

 

돼지는 아름다운 동산에 들어가더라도, 향기로운 꽃으로 찾아가거나 맑은 샘물에 마음을 두지 않고, 다만 더러운 진흙탕만을 달게 여기고 편안히 생각할 뿐이다.

 

질투하는 이들도 칭찬할 만하고 본받을 만한 남들의 좋은 덕이나 뛰어 난 재주, 많은 능력은 물어보기 싫어하고 듣기 싫어한다. 그러나 남들에게 숨겨놓은 잘못이나 조그마한 흠이 있다면, 그것은 아주 재미있게 듣고, 애를 태우면서 물어보고, 널리 그 일을 알리려고 한다. [그들은 그 일 을] 마음에 쌓아두고는 마치 [가슴속의] 나쁜 기운을 밀어내듯이 [그것을] 입과 혀로 불어낸다.

 

또 남을 헐뜯는 이들은 마치 뱀과 같다. [그것은] 남들과 얼굴을 마주 하면 두려워하여 피하지만 등을 지고 있으면, 곁으로 다가가서 깨물기 때문이다.

 

뱀은 곧바로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남을 헐뜯는 이들 또한 그렇다. [그들은] 처음에는 훌륭한 말을 하여, 그들의 질투하는 마음을 가린다. 그리하여 남들의 신임을 얻지만 끝내 헐뜯는 말을 하여 남들의 좋은 명망을 더럽혀버린다.

 

헐뜯음이 주는 재앙은 도둑이 주는 재앙보다 심하다. 도둑은 재물을 잃게 할 뿐이므로, 사람들은 그것을 아주 가볍게 생각한다. 그러나 헐뜯 음은 아름다운 명예를 잃게 하므로, 사람들은 그것을 매우 무겁게 생각 한다.

 

그리고 나아가 지옥보다도 무겁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옥은 죽은 사람과 나쁜 일을 한 사람을 삼킬 뿐이지만, 헐뜯는 이들의 입은 산 사람, 죽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을 구별하지도 않고, 그들을 모두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마귀가 사람들을 악(품)으로 유혹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것을 반 드시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가령 따르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것을 드러내어 놓고 행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곧 [사람들은 그것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서 남들이 알지 못하도록 할 것이니, 해로움은 그 자신에게서만 머물 것이다. 따라서 [그 해로움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헐뜯는 말을 만드는 이들은 남의 밝은 덕을 덮어서, 사람들에 게 그 덕을 의심하여 다시는 그를 우러러보지 않게 한다. 그리고 사람들 이 알지 못하는 남의 나쁜 일을 헤아려 사람들에게 그것을 보게 하고, 또 마음을 어지럽혀서 그것을 믿도록 만든다.

 

칠극, 116-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