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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1204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2. 12. 4. 09:57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120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CKWReWikQEo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대림 제2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다시 오실 주님의 기다림 앞에서 우리는 처음 구세주를 기다렸던 이들이 들었던 날선 예언자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이 바로 그 예언자이고, 그는 당시의 사람들에게 구세주의 오심이 이루어질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그도 심판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서 지금 그 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진노와 크기만 한 목소리는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어딘가 하늘아래 이미 와 계신 주님을 아는 세례자는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칩니다. 다급했던 그의 목소리는 온 이스라엘을 깨우게 됩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요르단 강으로 몰려들게 됩니다. 모두가 그 목소리 앞에 자신들을 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신들을 의인이라 말하던 바리사이들도 또 부활을 믿지 않는 사두가이들도 요르단 강을 찾아오자 그는 말합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알려 주더냐?”

 

모두가 두려워한 구세주. 근본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며 죄에서 벗어나야 했던 백성들은 사랑은 빼어 놓고 죄를 피하는 것에만 집중하며 자신들이 살면서 만들어 낸 문화와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의인과 죄인으로 먼저 심판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천국조차 필요치 않은 이들을 만들어 내고, 천국은 꿈꿀 수도 없는 자신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진짜 하느님 앞에서 그들은 모두 하나의 모습을 보입니다. 같은 강에서, 같이 몸을 잠그고 자신들을 죄인이라 고백하는 모습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는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고 말할 생각일랑 하지 마라.”

 

그들을 대하는 세례자 요한의 태도는 단호합니다. 그들은 이미 잘못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다는 요한은 그들의 심판의 날이 이미 그들 안에 주어졌다고 말하는 듯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라고 무섭게 몰아칩니다.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럼에도 세례자 요한은 그 심판이 하느님의 몫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자신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물을 얹어 그 죄를 씻어내고 다시 시작하게 함이라고 증언합니다. 그의 역할은 회개를 위한 세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단죄가 아닌 경고와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그 물에 들어선 이들은 그 회개를 시작한 셈이니 말입니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거기까지가 요한의 몫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오시는 구세주께 그는 모든 것을 맡깁니다. 그리고 그는 그분의 종도 되지 못한다며 몸을 숙이고 겸손의 자세를 보입니다. 우리의 주님이 그 다음의 몫입니다. 요한의 세례는 그렇게 심판을 준비시키는 것이며 그는 삶과 말씀으로 그 모든 것의 가치를 충실히 보여준 위대한 예언자였습니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그리고 그 구세주가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그 주님은 모든 권한을 지니고 오셨지만 그 첫 모습에서 우리는 심판하시는 하느님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는 심판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 아니라 모두가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우리를 다시 준비시키시는 것으로 회개를 완성시켜주셨습니다.

 

잘못에서 죄를 뉘우치는 회개는 주님을 통해 바른 길로 돌아서서 사랑으로 자신을 완성하는 길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 가르침은 구약과 신약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하느님의 변함 없는 가르침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 그리고 그 삶을 열망하는 것이 성령과 불로 받은 우리의 세례이고, 우리는 의인을 넘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살게 되었습니다. 구세주의 구원은 그렇게 우리에게 길을 열고 문을 열었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 없는 천국의 문이 넓게 열려진 하느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보이게 한 구원이 우리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2천년 전의 이야기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예언처럼 들리는 것은 우리가 또 다시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음을 알게 하는 깨달음의 소리처럼 들립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진심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다행일 뿐입니다. 우리의 기다림을 사랑으로 채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급한 불안함이나 늦었다는 태만이 아니라 지금 바로 좋아질 수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기다림이 우리를 채우기를 다시 한 번 바래봅니다.

 

 

0:00 오늘의 복음
2:23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