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 발자취

제 4시집 삶의 고해_작가의 말

松竹/김철이 2022. 11. 27. 15:11

도서출판 때꼴

 

 

작가의 말

 

문학이란 삶의 가치 있는 경험을 상상력을 토대로 하여 언어로 짜임새 있게 표현한 예술이다.

 아울러 문학은 언어를 예술적 표현의 제재로 삼아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여, 인간과 사회를 진실하게 묘사하는 예술의 하위분야이다. 언어를 통해 인간의 삶을 미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문학의 텃밭에 영혼을 파종하고 글 꾼이 되어 때때로 나태해지는 나 자신을 쟁기질하며 살아온 지 언 50년 문학도로서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 그 평가는 내 몫이 아니기에 세상 뭇 문선에 맡겨드릴 참이다.

 

 내가 문학도의 길을 가고자 꿈꾸었던 나이가 열여덟 살, 정식과정의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중증장애인이 문학을 하겠다고 하니 어불성설 나를 바라보는 세상 뭇시선은 그다지 달갑지 못했다. 냉소적이고 따가운 시선은 애써 무시하더라도 이미 병마의 간악한 농간으로 인해 평생 중증의 장애를 멍에처럼 지고 살아가야 할 마음에 왕소금을 뿌리는 이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흩어진 문심(文心)을 다잡아 준 이는 모친이셨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아파하는 아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기는커녕 자칫 나약해질지도 모를 아들의 심성을 지나칠 정도로 교훈의 채찍질을 가해주셨다.

 

 마냥 글이 좋아 글을 썼고 문학의 매력에 빠져 사시사철 글의 바다에 헤엄쳐 왔는데 점차 눈에 보이는 외적 껍데기를 중요시하는 세상으로 변해가니 내적 실속은 시답잖게 여기는 세상 변화에 뒤이어 아내의 주기적인 권유에 따라 한 장르씩 공인의 간판을 따다 보니 여섯 장르 공인이 되는 한편 공인이 된 그 위치에 머물지 않고 나날이 초심을 되새김질하며 문인의 도리를 다하려 한다.

 

 시란 마음속에 떠오르는 느낌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한 글이기에 되돌아가야 할 세상 소풍 길에서 집필하는 내 시상의 세계에선 어느 일정한 소제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소제로 구상해온 바와 같이 앞으로도 한층 더 다양화된 시상으로 독자들 곁으로 다가가려 한다.

 

 시집 삶의 고해(告解)는 일기처럼 써 모아 왔던 작품들이며 인생 고희를 살면서 하늘이 내게 허락하신 주변 숱한 인연(因緣)에 입었던 은혜를 고백하는 한편 그 모든 인연에 감사하는 뜻에서 펴내고자 한다. 아울러 작가의 글을 닫는 시점에 한 몸이 되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준 아내의 은혜와 고생에도 머리 숙여 감사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