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1117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ReFLr4Bd5go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십자가의 길을 걷기 전 주님의 슬픔과 눈물을 보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보시며 우셨습니다. 그리고 그 눈물을 당신의 수난에 관한 눈물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이스라엘을 눈 멀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이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고, 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못하게 만든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어쩌면 예수님의 눈물이 지금도 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고, 이제 당신을 모른다 할 수 없는 시간이기에 그 눈물은 그저 슬픔만은 아닐 수 있다는 무서운 생각도 드는 우리의 삶입니다. 이스라엘은 분명 메시아를 기다려왔고, 그 기다림이 간절했던 것도 사실인데 왜 그들은 주님을 눈 앞에 두고도 몰랐을까요?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
이스라엘이 바란 평화는 하느님이 자신들을 구해주신 손길 속에서 다른 모든 민족들에게 승리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로마의 지배 아래 있던 처지에서는 더욱 더 그들의 독립이 구세주가 해 주실 몫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민족의 운명 말고도 그들이 눈 감은 것은 우리의 근본을 찾아주시려는 하느님의 뜻 대신에 자신들을 지키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곧 사랑 대신 그들은 무죄함을 최상의 가치로 여겼고, 그 때문에 사람을 사랑하기보다 죄인을 미워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살이로 인해 생긴 수많은 죄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모두가 죄인이 되어 버리는 세상. 그래서 위선으로 살아가는 이와 공개된 결함의 사람들이 죄 때문에 하느님 앞에서 고개 숙인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니 용서의 주님, 사랑의 주님, 그리고 자신들과 같은 주님을 몰라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참 평화는 힘이 아닌 사랑인데 말입니다.
“그 때가 너희에게 닥칠 것이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평화를 구했지만 그것이 다툼과 경쟁의 일방적인 승리나 혹은 서로 견재하거나 어쩔 수 없는 긴장관계를 이루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기에 그들은 그 멸망의 날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이기거나 혹은 지는 것 둘 밖에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눈 앞에 사랑이 그들에게 보여도 선택하지 못하는 그들을 보시는 예수님의 눈물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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