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041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bNNMfq6vIKU
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주님 만찬 성목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시간 속에 주님의 죽음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미사를 드리는 이 시간은 죽음의 날이 시작된 시간입니다. 우리에게 목요일 밤이 죽 음의 금요일의 시작이었고 주님은 그 시작에 당신의 목숨을 내 놓는 우리의 첫미사 를 세우셨습니다.
성 목요일의 밤은 주님께서 우리의 미사를 세우신 날이고,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유 산을 세우신 날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을 우리를 위해 지새우신 날이기도 합니 다. 우리는 이 미사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유산을 나누어 받고 기억하며 주님과 함께 죽음의 밤을 지새우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마치 한 편의 장편 소설을 보는 듯 주님의 죽음에 대해 우리는 아주 긴 묵상들을 하 곤 하지만, 사실 주님의 죽음이 일어난 것은 이 밤부터 내일 낮에 이르는 만 하루가 되지 않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주님의 고통은 그나마도 새벽부터 오후 세 시까지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겐 그 시간이 마치 느린화면처럼 순간 순간으로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님의 고통과 죽음 이전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유산 을 잘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자 유다는 이미 주님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그럼에도 주님의 마지막을 짐작도 하 지 못한 채 주님의 마지막 식탁에 함께 합니다. 제자들 모두도 그저 예루살렘에 들 어오신 주님을 맞이하던 사람들의 환호에 도취된 채 즐거운 저녁을 위해 모여 있습 니다.
슬프지만 주님만 아시는 죽음의 시간에 앞서 주님은 당신의 옷을 접으시고는 제자들 의 발을 씻어주십니다. 마치 밖에서 돌아온 주인을 모시는 종의 모습으로 우리가 말 하는 봉사의 모습으로 주님은 제자들의 발 앞에 무릎을 꿇으십니다. 그리고 그들의 발을 씻고 수건으로 닦아주시며 마지막 유언을 남기십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슬프게도 올해도 우리는 발 씻김 예식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해마다 사람들의 발 을 씻으며 떠올리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이들의 발을 씻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주님을 따르는 길의 시 작이라는 것입니다. 성찬전례를 하며 언젠가 주님의 말씀 뒤에 있는 백성들을 보게 되었듯 그 무릎 꿇고 발을 씻김이 그저 한 번 하고 마는 상징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 고 세상을 대하는 기본이 되어야 함을 그 눈 높이에서 알려주신 주님의 마음을 이해 하게 됩니다.
오늘 이 성찬은 우리가 매일 드리는 미사와 정확히 같은 미사이지만 그 처음이 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주님이 우리에게 봉사하시고 당신의 생명을 나누시는 모습을 목격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미사를 드리는 이유이고 성체가 우리 안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증명이라는 것을 알려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주님께서 나누시는 성찬을 함께 하고 주님과 함께 남은 시간을 주님과 함께 지내드립시다. 주님이 바라신 것은 단 한시간이라도 주님을 위해 기도하는 것 이었으니 주님의 생애를 이미 아는 이들로써 주님을 위해 주님과 함께 그분의 마음 을 헤아리며 세상을 위해 함께 시간을 보냅시다.
0:00 오늘의 복음
2:55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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