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청춘고백(1955)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Q2VYJusYv1k
노래 이야기
작곡가 박시춘 선생님은 남인수 선배님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인수의 목소리는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목소리다. 그야말로 불세출의 가수가 남인수이다.” 그만큼 남인수 선배님은 타고난 미성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부터 6.25 전쟁을 지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준 국민가수였는데요. 천곡이 넘을 정도로 워낙 수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했던 남인수 선배님은 그야말로 무대를 사랑한 천생가수였습니다.
45세라는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작고하시기 3일 전까지도 무대에 오를 정도로 노래와 무대를 사랑했고요. 지방공연이 있을 때에는 머리카락이 흩어질까봐 목침을 베고 잘 정도로 평소에 깔끔하고 단정한 성품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워낙 인기도 많고 노래도 잘 하다보니까, 남인수 선배님을 따라하는
모창가수가 많기로 유명했는데요. 2016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KBS, 로엔 엔터테인먼트,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와 함께, 남인수 선배님과 배호 선배님을 사칭한 노래들을 조사해봤더니, KBS음악 자료실에 소장한 LP 185장에 수록된 노래 217곡 중에서 진짜 남인수 선배님이 노래한 곡은 63%였고요. 37%가 남인수 선배님을 모창한 가수가 부른 노래들이 버젓이 ‘남인수’라는 이름으로 앨범에 실려있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남인수 선배님의 인기가 대단했기 때문에, 남인수 선배님이 세상을 떠난 후, 원음 음반을 확보하지 못한 음반사들이 모창가수를 동원해서 음반을 찍어냈던 거였죠. 남인수 선배님의 모창을 했던 가수 중에 대표적인 가수는 ‘이청봉’씨가 있는데요. 남인수 선배님이 숙환으로 활동이 어려울 때, 이청봉씨가 대신 음반을 만들어서 활동했고, 이름도 ‘남강수’라고 해서 남인수 선배님 대신 활동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나훈아’씨 대신 ‘너훈아’씨가 활동하는 거랑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남인수 선배님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린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공장일도 했는데요. 17살 나이에 노래를 부르겠다고 상경해서 ‘시에론 레코드사’를 찾았고, 거기서 타고난 미성과 음악성을 인정받아서 박시춘 선생님이 작곡한 ‘눈물의 해협’을 취입합니다. 그것이 가수 ‘남인수’의 탄생이었죠. 그리고, 이후, 박시춘 선생님과 함께 컴비를 이뤄서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 남인수 선배님의 후반기 히트곡 중에 하나인 ‘청춘고백’을 준비했습니다.
1955년에 발표된 ‘청춘고백’은 손석우 선생님이 작사하고, 남인수 선배님과 영혼의 콤비였던 박시춘 선생님이 작곡한 노래인데요. 전쟁 직후 피폐해진 현실 속에서 청년들의 가슴에 사랑의 불씨를 심어준 곡이었습니다.
“헤어지면 그리웁고 만나보면 시들하고
몹쓸 것 이 내 심사
믿는다 믿어라 변치 말자
누가 먼저 말했던가
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내 청춘
좋다 할 땐 뿌리치고 싫다 할 때 달겨드는
모를 것 이 내 마음
봉오리 꺾어서 울려놓고
본체만체 왜 했던가
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내 청춘
입에 달면 삼켜두고 입에 쓰면 뱉어내고
말 못할 이 내 소행
몰랐다 이렇듯 내 마음이
소리치고 울 줄이야
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내 청춘 ”
‘청춘고백’을 노래하는 남인수 선배님의 목소리는 초창기와 변함없이 여전히 고운 발성을 유지하면서 노래의 애절함을 그대로 전하고 있습니다. 남인수 선배님은 음역이 넓고 감정 표현도 풍부해서 가수로서의 천부적인 재질을 갖고 있었는데요. ‘그리운 강남’이라는 가곡을 작곡한 성악가 안기영 선생님에게 따로 사사를 받으면서 미성이 더 단단해졌고요. 음높이와 발음이 정확해지면서 고음 처리에 더 큰 강점을 갖게 되었다고 하죠. 그리고, 그 결과, 해방 전후와 한국전쟁 전후해서 30여년 간 활동한 가수 중에 단연 최고의 가수로 평가되고 있는 분이 바로 ‘남인수’ 선배님입니다.
남인수 선배님의 수많은 노래 중에서 ‘청춘고백’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참 많으시죠. 그래서, ‘전국 노래 자랑’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분들도 여전히 많은데요. 생각하면 아득히 그리운 우리들의 청춘. 그 속에서 사랑하고 이별하고 후회했던 수많은 감정들을 ‘청춘 고백’ 속에서 다시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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