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길

주현미 - 댄서의 순정 (1959)

松竹/김철이 2021. 7. 19. 15:22

주현미 - 댄서의 순정 (1959)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a4f-DPFdHmY

 

 

 

 

 

 

 

 

노래 이야기

 

박신자라는 가수를 기억하시나요? 1950년대 단아하고 고운 이미지로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23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분이시지요. 기억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박신자 선생님은 제 가까운 가족이기도 하셨어요. 제가 태어나던 해, 그러니까 1961년에 소천하셨으니 큰어머니의 생전 모습은 제 기억에도 남아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한국저작권협회에 등록된 '댄서의 순정'의 공표년도는 1960년이지만 신세기레코드에서 1959년에 음반을 발매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처음에는 '땐사의 순정(純情)'이라는 타이틀로 발표되었고 대중들에게는 1956년 개봉된 영화 '자유부인'의 주제곡으로 처음 알려지게 되었지요. 신세기레코드에서 발매된 이 음반은 현재 애호가들 사이에선 2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처음 본 남자 품에 얼싸 안겨
네온싸인 아래 오색등불 아래
춤추는 댄서의 순정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색소폰아

 

새빨간 드레스 걸쳐 입고
넘치는 그라스에 눈물지며
비 내리는 밤도 눈 내리는 밤도
춤추는 댄서의 순정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색소폰아

 

별빛도 달빛도 잠든 밤에
외로이 들창가에 기대서서
슬픈 추억 속에 남 모르게 우는
애달픈 댄서의 순정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색소폰아"

 

수많은 후배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기도 했던 '댄서의 순정'은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던 가사의 내용 때문에 1968년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1974년에는 김추자 선배님이 리메이크해서 다시 인기를 얻게 되지만 이듬해 다시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고 말지요.

 

6.25 전쟁이 휴전된 후 나라를 재건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미군들이 우리 문화에 미친 영향은 실로 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 중반부터 댄스 음악이 큰 인기를 얻게 되고 클럽이나 캬바레로 대표되는 밤문화가 비약적으로 널리 퍼지게 됩니다. 이 시기에 일거리를 찾아 댄서를 직업으로 택하는 여성들이 등장하게 되지요.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지만 '생계'를 위해서 피치 못할 선택을 해야했던 여성들도 분명히 많았겠지요.

 

가벼운 노래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곡 역시 우리 역사의 아픔을 품고 있습니다. 60여년의 세월을 건너 처음 발표되었던 그대로의 느낌으로 여러분들과 감상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