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시조

나팔꽃

松竹/김철이 2021. 7. 21. 01:19

나팔꽃

 

        松竹 김철이

 

 

밤이슬 눈뜬 아침

회 치며 우는 수탉

잉크 빛 여린 꽃잎

하루의 문을 열어

따따따 늦잠꾸러기

우렁차게 깨워요.

 

첫닭은 둥지 위에

기지개 절로 켜고

삽살개 짖는 위세

파란 꽃 무서워서

줄행랑 외줄 타고서

올망졸망 올라요.

 

드높은 하늘 보면

어느새 수줍어서

새하얀 보조개로

동녘에 묶어 놓고

살포시 드맑은 미소

저녁나절 접어요.

'松竹동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땅만큼 하늘만큼  (0) 2021.09.29
오륙도  (0) 2021.08.18
땅나리  (0) 2021.06.16
봄 편지  (0) 2021.05.26
개나리  (0) 202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