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영혼|겸손기도 마진우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1. 5. 18. 19:22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영혼

 

                                                     겸손기도 마진우 신부님

 

 

한마디로 영혼이 육신 안에 존재하듯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모든 도시에 흩어져 살고 있듯이 영혼도 육신의 모든 부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살면서 세상에 속하지 않듯이 영혼도 육신 안에 있으면서 육신에 속하지 않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영혼은 보이는 육신 안에 갇혀 있으며, 그리스도인이 세상 안에 살고 있음을 볼 수 있으나 그들이 하느님께 바치는 예배는 보이지 않습니다. 육신이 자기를 해롭게 하지 않는 영혼을 미워하고 싸움을 거는 것은 영혼이 육신의 쾌락 추구를 반대하기 때문인 것처럼, 세상이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미워하게 됨은 그 쾌락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영혼이 자기를 미워하는 육신과 그 자체를 사랑함은 그리스도인이 자기를 미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영혼은 육신 안에 갇혀 있지만 육신을 살려 주며, 그리스도인도 세상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세상에 생명을 주고 있습니다. 불사불멸의 영혼이 죽을 운명의 천막 안에 살고 있듯이 그리스도인 역시 하늘나라의 불멸의 운명을 기다리면서 썩어 없어질 세상 안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영혼이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극기를 할 때 진보하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인은 박해를 당할 때 날로 계속해서 증가합니다. 하느님이 그들에게 주신 지위는 그렇게 고상한 것이기에 그것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디오그네투스에게 6,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