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길

주현미 - 보슬비 오는 거리 (1965)

松竹/김철이 2021. 5. 17. 17:16

주현미 - 보슬비 오는 거리 (1965)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CkUvvVrgUs0

 

 

 

 

 

 

 

 

노래 이야기

문주란 선배님 혹은 이미자 선배님의 노래로도 친숙한 곡이지요. 봄비 내리는 오늘같은 날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노래, 성재희 선배님의 "보슬비 오는 거리"입니다. 차분한 저음이 매력적인 성재희 선배님은 1965년 이 곡으로 데뷔하면서 음악관계자들에게 잔잔한 충격을 안겨주었다고 하네요. 그토록 멋진 음색을 가진 신인 가수가 대체 누구냐는 것이었지요. 노래의 가사처럼 마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여자의 쓸쓸함이 느껴지는 노래였습니다.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
상처 난 내 사랑은 눈물뿐인데
아 타버린 연기처럼
자취 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 마음은 돌아올 기약 없네

 

보슬비 오는 거리에
밤마저 잠이 들어
병들은 내 사랑은 한숨뿐인데
아 쌓이는 시름들이 못 견디게 괴로워서
흐르는 눈물이 빗속에 하염없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지요. 트럼펫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김인배 선생님이 작곡하신 '보슬비 오는 거리'는 쓸쓸하면서도 아련한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훗날 가요무대와 같은 TV프로그램을 통해 이 곡의 트럼펫 연주를 직접 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했지요.

 

작사가인 전우 선생님은 본명이 전승우로 1937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서울로 온 뒤 경기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셨습니다. 1964년 가요기자로 활동하면서 작사를 병행하게 되는데 배호 선배님의 '누가 울어', '안개 속에 가버린 사람', 이석 선배님의 '비둘기집', 이미자 선배님의 '밤의 정거장' 등 천여곡에 달하는 작품을 남기셨지요.

 

평소 술을 즐겨 드시던 전우 선생님은 창밖에 비가 내리는 장면을 바라보며 '보슬비 오는 거리'의 가사를 썼다고 합니다. 슬픈 노래의 이야기를 따라가듯 1978년 42세를 일기로 소천하셨지요.

 

반가운 봄비를 마주하면서도 떠오르는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보슬비를 맞으며 걸을 때 여러분들은 어떤 추억이 떠오르시나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봄비오는 거리'로 떠나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