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정한 지혜인가?
겸손기도 마진우 신부님
내가 누군가와 불화 관계에 있고 그것을 '복수'하고 싶을 때에 우리 주변에서는 다양한 '조언'이 들려오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참지 말라'라고 하는 세상의 조언과 '용서하고 사랑하라'라고 하는 성경의 지혜를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십중팔구는 세상의 조언을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더 바람직하고 옳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성미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상대가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이 나오지 않아서 옆을 두드렸더니 나온다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텔레비전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텔레비전을 쾅쾅 두드리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입니다. 그것은 텔레비전의 올바른 원리를 이해하고 고치려는 것이 아니라 '임시변통'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전하는 조언도 비슷합니다. 반면 하느님의 지혜는 우리에게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더디고 험난해 보이는 길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뜯어 고쳐내고 싶은 우리의 욕구 앞에서 하느님의 지혜는 '인내'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정성을 들이라고 하지요. 우리는 약국에서 '효과 빠른 약'을 찾는데 한의원에서는 '서서히 시간과 정성을 들여 달여 먹으라'고 하니 속에서 천불이 나는 것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루카 10,21)
하느님의 지혜로움에 기댈 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진정한 '해결점'이 제시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달콤한 해결책에 귀를 기울이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그들은 우리에게 해결책을 주는 듯이 우리를 전보다 더한 어둠의 길로 타락시킬 것이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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