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꿀샘

연중제15주일(2020.07.12) -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총괄국장 윤기성 미카엘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0. 7. 11. 19:11

연중제15주일(2020.07.12) -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총괄국장 윤기성 미카엘 신부님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w0g_xmK27Jk

연중제15주일(2020.07.12) -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총괄국장 윤기성 미카엘 신부님

연중 제15주일

 

Intro.

저희 부산가톨릭평화방송에는 블루프렌즈라는 6천 명의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애정을 가지고 평화방송 라디오를 청취해주시고 방송에 참여해주시며 주위 분들에게 청취를 권유해주시고 협찬과 후원으로 지원해주시며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해주시고 함께 그 아이디어를 실현해 나가시는 분들입니다.

이 미사 중에 조금은 수고스럽지만 기꺼이 미디어 환경의 복음화를 위해, 그리고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복음을 전하는 선교하는 교회를 꿈꾸며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을 기억하겠습니다.

또한 이 방송 미사에 함께 해주시는 교우들의 가정에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길 기도하겠습니다.

 

강론

2주 전 방송미사 강론 마지막 부분에 부산교구 관할지역 인구 가운데 8%만이 천주교 신자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16%만이 주일미사에 참석하신다고도 말씀 드렸습니다. 나아가 코로나 시대에 그 가운데 40%는 면대면 미사에 참례하지 않고 계신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같은 시대에 어떻게 우리 교회는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사람들이 찾고 싶은 매력적인 교회가 될 수 있을까요? 혹시 10, 20년 후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남은 폐쇄된 단체가 되어 있지는 않을까요?

 

오늘 복음 속에 나오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묵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부 하느님의 구원을 전하시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상처 입고 쓰러져 있는 양들을 찾아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셨지만, 번번이 예수님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배척당하셨습니다.

 

마치 길에 떨어져 새가 와서 먹어버리는 씨앗과 같은 모습도 보셨을 것입니다. 또 흙이 많지 않는 돌밭에 떨어져 해가 솟아오르자 말라버리는 씨앗과 같은 모습도 보셨을 것입니다. 나아가 가시덤불 속에 떨어져 숨이 막혀 자라지 못하는 씨앗과 같은 모습도 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 입에서 나오는 말씀은 힘이 있어 결코 헛되이 사라지지 않고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셨습니다.

 

하느님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세속화된 세상 속에서, 비 그리스도교적이고 반 그리스도교적인 가치관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교회는 힘든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회가 그런 가치들에 휩쓸려 세상 보다 더 세상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교회는 그 매력을 뿜지 못할 것입니다.

 

6년 전 광화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조선교회의 순교자들을 시복하셨던 미사를 저는 기억합니다. 저는 그때 길천성당 교우들과 함께 그 미사에 참례했는데요, 저희가 배정받은 장소가 제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도무지 교황님은 물론 제대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 뒤에 있었던 빌딩 위 스크린을 통해 강론을 겨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교황님께서 우리 한국 교회에는 순교자의 DNA가 흐르고 있다는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평등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우면 현실의 한계와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온전히 사회 속에 구현하려 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회 교우들은 그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체험했고 그래서 박해의 칼날 앞에서 목숨을 잃더라도 그 하느님 나라를 빼앗길 수 없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혼란스러운 가치들 사이에서 우리 교회가 제대로 그 맛을 내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현실 속에서 변형시키지 않고 그 가르침을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럴 때 길과 돌밭과 가시덤불을 체험한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많은 열매를 맺는 씨앗과 같을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요령을 피운다면 온전히 하느님 나라를 보여줄 수는 표지로 살 수 없을뿐더러 결국 교회는 생명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가치들의 싸움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교우들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이라는 콘텐츠를 전하는데 가장 좋은 미디어는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라는 그릇에 예수님을 가득 담고 우리가 체험한 예수님을 주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현대에 잘 발달된 매스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한다면 시간이라는 제약과 공간이라는 제약을 뛰어 넘어 더 오랫동안, 더 멀리 복음적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것이지요.

 

코로나19로 면대면 미사 참례가 불가능했을 때 대한민국 부산에서 방송을 만들어 미국 LA와 뉴욕, 태국 치양마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보내면 그 교우들은 주변에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교우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예수님의 복음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지요. 더불어 저희 방송국 앱이나 소셜 미디어에 그 콘텐츠를 올려놓으면 자신이 편한 시간에 그 콘텐츠를 활용하시는 모습을 보며 시간적 제약도 극복하시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방송국 광고 수입이 급속히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교우들이나 신부님들께서 방송을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실 때, 그리고 그렇게 힘들다면 라디오는 포기하고 소셜 미디어만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실 때 가슴이 철렁 내려 않았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교회는 우리 교우들을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지속적으로 복음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 84%의 행방불명되어 있거나 냉담중인 교우들이 예수님과의 끈을 계속 이어가도록 만드는 도구, 92%의 우리 사회의 비 천주교 신자들에게 그리스도교의 훌륭한 가치를 전하는 도구를 포기하고 소수의 폐쇄된 종교 단체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부산가톨릭평화방송은 블루프렌즈라는 6천 명의 잔뿌리가 바치고 있습니다. 누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계속해서 나무를 심은 양치기 덕분에 바람만 불던 황무지가 나무가 자라고 개울이 흐르며 새가 날아드는 숲이 되었다는 주일학교에서 본 애니메이션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말씀을 선포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도 예수님의 복음이 열매 맺는 하느님 나라로 변화되어 갈 것이라는 것을 믿고 저희와 함께 노력해 보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