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6시경 서울의료원으로 대구북구소방서 차량이 들어오고 있다. 차량에는 성보재활원 코로나19 장애인 확진자가 타고 있다. 사진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대구장차연)가 장애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확진자를 우선 입원조치하고 정부 차원의 장애인 확진자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장차연이 파악한 대구지역 코로나19 장애인 확진자는 총 9명이다. 이 중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4명, 시설거주 장애인은 5명이다. 장애인 확진자 중 7명은 대구(2명)와 서울(5명) 병원에 입원해 있다.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나머지 2명은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해 적정한 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장애인 확진자 입원 시 매뉴얼 없어 병원마다 치료·지원 천차만별 대구장차연은 병원에 입원했더라도 장애인 확진자에 대한 입원 매뉴얼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인적 역량에 따라 지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5명은 모두 중증장애인인데, 신변처리와 생활지원을 병원에서 간병·간호인력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2명, 3명씩 입원해 치료·지원을 받고 있다. 전근배 대구장차연 정책국장은 “서울의료원은 평소 장애인 치료와 입원 경험이 많은 특수성이 있다”며 “일반적인 병원에서는 장애인 확진자 또는 입원자에 대한 대처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증발달장애인 김 아무개 씨가 입원한 상주 소재 병원은 장애인 확진자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의 입원이 처음이어서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현재 폐렴이 진행되면서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야 하며,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8인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구 소재 다른 병원에 입원한 배 아무개 씨의 경우 평소에 호흡이 어려워 호흡기를 착용하고 있었다. 배 씨는 중증·중복 발달장애인으로 대소변처리와 신변처리, 의사소통 등 모든 부분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히 평소 배 씨를 지원하던 활동지원사가 확진자가 되어 옆 병실에 입원해 간호인력이 하지 못하는 생활지원을 배 씨는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일 뿐이다. - 장애인 확진자 우선 입원조치 대상 돼야… 장애인 확진자 매뉴얼 마련 절실 전 정책국장은 장애인 확진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애인 확진자는 신체 유연성이나 심폐기능이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저하되어 있고, 자력으로 입원하거나 의료적 조치를 받는 것이 어렵다. 또한 증세를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에 병원 생활에 있어 장애 상태를 고려해 별도의 매뉴얼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장애인 확진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없다. 장애인 확진자는 병원에 따라 생활지원을 받거나 받지 못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전 정책국장은 “장애인 확진자에 대한 별도의 매뉴얼은 물론, 별도의 인력도 없어 장애인 확진자를 병원 측에서 부담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다”라며 “먹고, 씻고 자는 과정 전반에 걸쳐 생활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이 입원했을 때 간호인력으로 지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생활치료센터도 대안은 되기 힘들다. 대부분 기숙사, 수련원 등을 임시로 지정해 생활지원센터로 만들고 있어 장애인 화장실과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 정책국장은 장애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장애인 확진자가 우선 입원조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장애 접근성이 갖추어진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확충 △중증장애인 지원인력 갖춰진 지정 병원 확충 △장애인 확진자 입원 시 의료인력이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 수립 △의사소통, 생활지원 등 입원치료 시 필요한 부분을 지원기관과 병원이 상호 협력하여 관리하는 시스템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