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미사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아침 10시. 잰 걸음으로 성전으로 향합니다. 매일 10시에 성당에서는 미사가 시작됩니다. 마스크를 하고 성당을 지키는 이들만 모여 교우들과 세상의 평화를 위한 지향으로 미사를 드립니다.
누군가 농담처럼 '흥선대원군도 못한 것을 하였다'라고 말했답니다. 모두 웃었지만 사실 중단된 것은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입니다. 출입이 통제된 각 교구와 본당에서 성직자들의 미사가 드려지고 있고 가정에 머무는 교우들의 기도가 끊임 없이 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하고 집 밖 출입을 삼가하고 어렵고 답답한 듯 느껴지는 하루 하루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큰 정성이라 동의하고 행동하는 신앙의 모습입니다. 코로나19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고약한 녀석은 그 정체를 알 수 없어 우리를 힘겹게 하고 위험하게 하지만 이렇게 모두가 막아내려 애를 쓰는 모습에 일그러진 얼굴과 비뚤어진 마음으로 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때로 너무 빨리 대처하고 알리는 것이 우리에게 손해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5만명이 넘는 인원들을 검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라는 무서운 형벌과 같은 단어에 놀라고 있지만 누구보다 빨리 대처했기에 그 결과로 인해 세상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놀라고 있음은 우리가 불이익을 당하는 중에도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병이 생긴 나라에서 우리를 조롱하는 듯 말하고 배척하고, 검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들이 우리를 위험한 곳으로 낙인찍고 밀어내려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들은 자신들에게 다가와 있는 이 위험을 이제 알게 되었으니 기분은 나쁘지만 도움을 준 셈이기도 합니다.
가짜뉴스라는 녀석들이 돌아다니며 사람을 걱정시키고 있고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중이지만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들이 너무 늦지 않도록 애를 쓰며 이미 아픈 이들을 더욱 애를 쓰며 챙기는 중이라는 것이 우리에겐 눈물겨운 기쁨이 됩니다.
의문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상한 것도 너무 많습니다. 이 상황을 만든 사람들, 그리고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에 편승하여 말 몇마디나 행동으로 다른 이익을 취하려는 모든 사람들은 그 행동이 결국 자신에게 무엇을 가져오는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멈추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바른 방향으로 돌아서기를 바랍니다. 뉘우침의 시기 사순절입니다.
우리는 힘을 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구하는 중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서로를 위하며 힘을 내어 생명을 위한 움직임을 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할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극복하면 세상을 위험에서 지켜내는 것입니다. 때때로 위험에 빠진 나라를 위해 우리는 한 자리에 모이지만 때로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나라와 세상을 구할 때도 있음을 생각하는 시간들이기를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일도 우리의 기도는 그치지 않을 것이고 사랑의 물결도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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