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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어떻게 대처하지?’ 수어 통역 없어 불안한 농인들

松竹/김철이 2020. 2. 3. 20:23
‘신종 코로나, 어떻게 대처하지?’ 수어 통역 없어 불안한 농인들
상황 위중한데 정부 브리핑에 수어 통역 없어… 정보 배제당해
장애계, 국무총리실·복지부·질본 인권위에 차별 진정
등록일 [ 2020년02월03일 15시02분 ]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확대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자막은 있으나 수어 통역은 없다. KTV 국민방송 화면 캡처.
 

“신종 코로나 2, 3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잖아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농인분들은 이걸 알 수가 없어요. 구체적으로 현재 현황은 어떻고,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그러니깐 더 불안하죠. 이게 문제예요.”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아래 신종 코로나) 뉴스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어를 모어로 쓰는 농인들이다. 수어는 ‘은·는·이·가’와 같은 조사가 없고, 한국어와 어순도 다르다. 따라서 농인의 경우, 한국어 자막만으로는 온전한 의미 파악이 힘들다.

 

이에 따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아래 장애벽허물기)은 3일, 신종 코로나에 대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수어 제공을 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장애벽허물기는 “신종 코로나 감염증 관련 안내 동영상이나 정부 브리핑 등에 수어 통역이 없으며, 정부는 수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위해 신종 코로나 관련한 별도의 수어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은 영상 등에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수어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수어 동영상을 별도 제작하여 게시할 것을 요구했다.

 

김철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는 “현재 정부에서 이미지 등을 통해 쉽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농인들도 기본적인 정보를 접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면서 “그러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정보가 필요한데 현재 이를 알 수 없으니 큰 문제”라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아래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문체부 정례 기자회견에서 수어 통역 제공을 시작으로 정부 부처 발표, 국경일 행사, 재난 현장 등에서 수어 통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김 활동가는 “이를 통해 현재 정부는 정기적으로 하는 합동브리핑에는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번 신종 코로나 정부 브리핑은 정해진 브리핑이 아니다 보니 지원을 안 하고 있다”라면서 “합동브리핑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깊은 답답함을 표했다.

 

현재 한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15명이며, 중국의 경우 3일 0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 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출처:   비마이너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