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松竹/김철이 2017. 6. 23. 15:21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만성 가성 장폐쇄 증후군'으로 먹지도 소화시킬 수도 없는 아이...
수차례의 수술을 받으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지만
지난 2015년 따뜻한 하루를 만난 후 예지의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지는 통원치료를 받으며
가끔 학교에도 출석했고, 또래 친구들과 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하루와 함께 노숙인들을 위해 김밥도 만들어주고,
같은 병동에서 함께 힘들고 수고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눠주면서 행복해했습니다.

예지의 가족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예지의 가족에겐 기적 같은 일상이 반복되던 지난 6월 5일,
예지의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습니다.

원인 모를 전신 패혈증으로 온몸에 염증 수치가 오르더니
한 차례 심정지까지 오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장기는 움직이지 않았고, 예지는 심한 고통으로 몸부림쳤습니다.
하루에 두 번 중환자실에 있는 딸아이를 만날 때마다
엄마는 모든 일이 자신의 탓 같았습니다.





병원에서도 예지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엄마 또한 가까운 곳에서 예지를 지켜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절실함이 간절했던 6월 8일 따뜻한 하루를 통해서
예지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오백여 명이 넘는 따뜻한 하루 가족들이 여린 생명을 위해
응원의 댓글과 힘내라며 두 손을 모아주셨습니다.
엄마는 감사한 마음으로 중환자실에 갈 때마다
예지에게 그 응원의 댓글을 읽어주었습니다.

하나하나 소중한 댓글을 읽어주는데
마치 자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다 안다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듯 예지는 무의식중에서도
듣고 있는지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지야, 너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란다. '
그러니까 힘을 내줘. 살아줘....'

예지를 기적을 누구보다도 간절한 바라는 엄마이지만 심한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예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습니다.
엄마인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닐까...





모두가 절망을 생각했을 때 예지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의료진은 예지가 살고 싶은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점점 몸의 장기 활동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고,
자가 소변도 가능해졌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며칠을 더 중환자실에 있었지만, 큰 고비를 넘겼고
이제는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일반 병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책을 보고 일상의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호전되었습니다.
모든 게 여러분의 절실한 마음이 예지에게 전달되어
기적을 부른 것 같아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나 아직 예지에겐 기나긴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장기 이식만이 유일한 길이지만, 적합한 장기를 찾기도 힘들 뿐 아니라
수술의 위험도 너무 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지에게는 어떤 것과 바꿀 수 없는 꿈이 있습니다.
예지의 꿈은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 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하루에서는 예지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함께하겠습니다.



출처 : 따뜻한하루

'작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주주의의 아버지   (0) 2017.06.23
배려하는 마음   (0) 2017.06.23
노인의 지혜   (0) 2017.06.23
빵 두 봉지의 사랑   (0) 2017.06.23
거울은 스스로 웃지 않는다   (0) 2017.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