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 김철이/비안네 -
춤추는
망나니 칼날에
힘없이 땅에 떨어져
뒹구는 임자 잃은 목들
눈부시도록
새하얀 두루마기 치마폭에
피어나는 새빨간 꽃송이
무섭도록
고요한 벌판에
까마귀 울음소리만 우렁차네
아름다워라. 그 죽음
고귀하여라 그 희생
그 누가 악인이고
그 누가 선인이요
다가올 그 징벌 그 누가 받으리오
임들이여!
이젠 고이 잠드소서
당신들은,
참으로 행복하오
저 하늘 천상에
임들께서 받을 금은보화
넘치고 넘치건만
이 나라
이 후손들 받아야 할
큰 징벌 눈앞에 보이는 듯하구려
임들이여!
부디 이 나라
이 후손들 잊지는 마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