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어서
- 松竹/김철이 -
세상에 올 적
벌거벗은 제 모양이 부끄러워
악을 쓰고 울었건만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눈물샘 뚜껑을 연다.
하루의 아침을 여는
나팔꽃 여린 꽃잎을 접하니
괜스레 멀리 밀쳐놓았던
슬픈 옛 기억이 떠올라
그 슬픈 시절로 돌아간다.
이 순간만 살다 간다 하여도
결코 울지 않으리
굳게 다짐했건만
마지막 석양을 대하니 울컥하는 마음에
져가는 석양의 심정이 된다.
한 해의 가을을 마감하려
온 힘을 다해
제 본분을 열어 나아가는
쓰르라미 목쉰 음성을 들으니
잃어버린 검정 고무신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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