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나에게 말했습니다 |
<사랑밭 새벽편지 7주년 앵콜 로드> 저 나무를 만났습니다. 저 나무 어렸을 때 누군가 그 어린 몸에 철조망을 묶었나 봅니다. 나무가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으니 그리고 잊어버렸나 봅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그 철조망은 나무의 몸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결국 나무는 관통하는 철조망을 가진 몸을 가졌습니다. 사람들은 무심히 저 나무 곁을 지나갑니다. 나무가 아프다고 끙끙 않는 소리를 내지 않으니 우리는 나무의 고통을 모릅니다. 그러나 나무도 아픈 표정은 짓습니다. 철조망이 들어간 나무의 몸입니다. 입을 내밀고 있는 나무는 여간 고통스러운 표정이 아닙니다. 제 입속으로 들어오는 녹슨 철조망을 내보내기 위해 나무가 짓는 저 표정을 보십시오. 사람은 참 죄 많은 이름입니다. 그 상처 아래 또 다른 상처의 환부는 고통스러운 짐승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나무는 저런 표정으로 우리에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말하지 않는다고 아프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무의 항의 앞에 나는 사람이라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오랫동안 부끄러울 것이며 더 오랫동안 저 나무와 같이 아플 것입니다. 나무가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쳤을 텐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태연한 사람들 사람들이 무심합니다. 정말 사람들... 너무 무심합니다. - 정일근 - 철조망에 찔린 나무의 아픔을 보십시오. 얼마나 아팠기에 나무의 살이 갈라지고 피가 흘러내리고, 찢어진 살갗이 그대로 보이는 모습들... 그런데 그 수많은 나날의 아픔에도 사람들은 무심하게 나무곁을 그냥 지나가기만 합니다. - 작은 일에 감동하고 눈물 흘리는 하루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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