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향기
- 松竹/김철이 -
이미 오래전 맺어진 약속인 양
몇 달 며칠을 더운 가슴으로 살던
눈에 들지 않는 그윽한 모습이
동창 틈 사이로 살며시,
고개를 들여 미는
몇 실바람 되어 손등을 간지럽히는
세 살배기 개구쟁이
수줍은 새색시 된 양
생기 돌던 녹색의 볼 위에
홍조 띤 큰 얼굴
잔등에 흐르던 땀방울 씻어내고
그 위에 살며시 주저앉아
한 편의 시를 쓰는 무명시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소문 없이 찾아왔다 흔적없이 돌아가는
계절의 마돈나 먼 훗날,
이 세상 끝날까지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희로애락 나눔 속에 옛이야기 함께 지어낼
가을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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