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60628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MBankCungko
2026년 6월 28일 연중 제13주일 교황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사제가 되고 25년을 채우고 많은 이들의 축하와 기도의 인사를 받습니다. 아마 올해 입에서 언급될 때마다 반복될 일들입니다. 사람들이 한 사제의 서품에 표하는 축복의 인사들은 기쁜 사명과 소임에 기운을 북돋우는 행복과 기쁨을 전해줍니다. 주님께 봉헌한 삶이라 자격이나 실력, 그리고 시간에 비례해 그래도 해 놓은 수고의 열매를 꺼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작은 것까지도 칭찬을 받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교황주일에 복음에서 우리가 받을 몫에 대한 예수님의 언급을 듣습니다.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합당하지 않다.”
예수님을 따라나선다는 것에는 다른 어떤 것보다 예수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기본 조건이 있습니다. 아버지나 어머니, 아들이나 딸은 세상에서 우리가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계명의 근본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인륜이라고 하는 이 관계보다 더 중요하고 우선할 수 있을지 현실에서는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우리에게 쏟아지는 칭찬과 축하는 분명 그것 위에 주어지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부모로부터이고 또한 출산으로 아이를 보게 되는 것 역시 인생의 근본이지만 우리가 그리스도인이기에 세상 모든 것의 시작인 하느님을 안다는 것은 예수님의 이 말씀이 우리의 근본을 안다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압니다. 더 중요하다는 것, 더 사랑한다는 것은 선택이나 결정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근본임을 안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곧 하느님의 사랑으로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고 세상살이를 끝낸 이후에도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안다면 예수님의 말씀은 질투로 고민과 생각을 끝낼 말씀은 아닙니다.
“시원한 물 한 잔”
그럼에도 우리의 평범한 삶과는 분리된 듯 살아가는 성직자의 삶을 두고 오늘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고자 삶의 여러 갈래 중 분명한 길을 일찍 선택하고 걸어가는 사람들은 분명 같은 땅에서 분리된 영역에 사는 사람으로 보이고, 그들이 하는 일도 하느님이 하시는 일의 도구로 사는 것이어서 마냥 ‘같다’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서 하신 일을 하고 있으며, 또 그것을 말하고 스스로 그 말씀을 실천하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을 ‘수고한다’, ‘고생한다’ 등의 어려운 삶을 사는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사명을 받들어 사는 이들을 ‘이 작은 이들’이라고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질 몫은 화려한 영광이 아닌 ‘시원한 물 한 잔’으로 이야기하십니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 안에 사셨습니다. 죄인들의 친구이자 우리의 먹고 사는 삶에 함께 하신 먹보요 술꾼으로 사신 분을 따라 나선 제자들은 지금까지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작은 이’들이었습니다. 그때도 훌륭하고 좋은 인재들이 있었으나 주님의 선택은 말로만이 아닌 진짜 ‘작은 이들’이었고,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씀으로 당신 역시 작은 이들 중 하나로 사셨음을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지닌 예수님으로부터 전해진 유산 중 확실한 것은 제대라 불리는 식탁이 유일하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화려하게 발전해 온 2천년의 역사는 그 화려함에 거룩함이라는 단어를 입혔고, 예수님께도 그분의 제자들에게도 시원한 물 한 잔의 가치가 아닌 엄청난 선물과 정성을 표하는 중입니다. 비판이라 하기에 이미 받은 것도, 또 무수히 쏟아지는 선물을 받는 입장에 꺼낼 수 없는 ‘작은 이’라는 표현과 ‘시원한 물 한 잔’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나눌 이 시원한 물 한 잔의 수고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가치가 회복되기를 바라고 기도하는 마음은 간절합니다.
화려한 수식어가 마땅한 순간에 발목을 잡는 ‘작은 이들’과 ‘시원한 물 한 잔’의 가치가 모든 제자들을 붙드는 교황주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은 몫 위에서 몸에 좋고 맛난 것을 수고의 당연함으로 여기지 않으려면 우선 주변에 ‘작은 이들’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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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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