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저의이웃입니까?
계만수 안토니오 신부님(태종대성당 주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은 세상입니다. 세상 이곳저곳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물건 을 주문하면 오래 걸리지 않아 집으로 배달됩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단지 스 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이 모든 것들을, 그리고 내가 아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 빠르게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참 편한 세상이 되 었습니다.
이 좋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사제와 레 위인이 보여준 위선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한 것, 빠른 것을 추구하는 문화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도록 부추겨서, 이웃의 고통에는 무감각하게 만들어 갑니다. 클릭 한 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이 세상은 이웃을 향한 무관심이 커져 가게 만듭니다. 또한 공허한 망상과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 을 폭풍 성장시킵니다. 익명이란 장막 뒤에 숨어 누군 가를 증오하고, 혐오하는 현상들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다른 이웃들에게 무책임하고 무감 각한 사람들이 되어가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떻게 마음을 나누어야 할지 잊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이웃의 아픔과 상처 에 공감하게 하는 연민도,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감정 들까지도 사라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유다인들의 눈에는 더러운 피가 흐르고, 율법을 지 키지도 않는 죄인에 불과한 어떤 사마리아 사람이 반 쯤 죽은 사람을 보고는 “가엾은 마음(ἐσπλαγχνίσθη 내장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이 생겨나는 마음)”이 생 겼습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다친 이에게 다가갔습니 다. 다친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그를 살리기 위해 돌보는 것 외에 어떤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이 보 여준 관대함과 자기희생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줍 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 리아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이웃이 누 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 를 보여주십니다. 진정한 이웃은 내가 편견 없이 다가 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며, 그 사랑은 우리의 가장 깊은 곳, 곧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뜨거운 연 민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사마리아인의 착한 마음을 주시도록 청하면서 이번 한 주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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