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캐오처럼 성체를 영하라]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5 05 02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Y2hhn-MiXN8
2025년 다해 부활 제2주간 금요일 – 자캐오처럼 성체를 영하라
오늘부터는 그 유명한 요한복음 6장이 시작됩니다. 요한복음 6장은 예수님께서 산에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마치 모세가 광야에서 만나를 40년 동안이나 하늘에서 내려 백성을 먹인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모세는 그리스도의 상징입니다. 성체는 그리스도께서 아버지로부터 받아 주시는 당신 살과 피입니다. 광야에서 이 양식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책 출판이 허가되었습니다. 제 책은 아마 7월 전후로 나올 것 같습니다. 제목은 『사랑하는 조카들이, 이것만 읽고 냉담하면 안 되겠니?』입니다. 그랬더니 어떤 신자가 요즘 냉담이라는 말은 잘 안 쓰고 ‘쉬는 교우’라는 말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쉬운 교우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먹는 것을 어떻게 쉬겠습니까? 그건 죽고 싶다는 뜻입니다. 성체를 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체를 영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쉰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것이 현대 성체 교리의 문제점입니다.
성체성사의 중요성을 알려면 광야에서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기 직전까지도 만나를 찾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을 생각해보면 될 것입니다. 그들은 살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고, 심지어 인육까지 먹는 일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성체를 영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그대로 일어납니다. 이를 잘 표현하는 단편영화가 있습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픽사 단편 애니메이션 ‘바오!’입니다.
애니메이션 ‘바오’는 자녀가 떠나간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 듯한 한 중국계 캐나다인 어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녀는 외로움 속에서 만두(바오)를 빚던 중, 자신이 만든 만두 하나가 아기처럼 생명을 얻어 움직이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어머니는 이 작고 귀여운 만두 아기를 실제 아들처럼 여기며 온갖 사랑과 정성을 쏟아붓습니다. 이는 마치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이 만나(참된 양식) 대신 다른 것을 갈망하듯,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만두 아기에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서 만두 아들은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자신만의 세계를 원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독립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서양인 여자친구를 데려와 함께 집을 떠나려 합니다. 어머니는 또다시 자식을 잃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상실감에 휩싸입니다. 아들이 떠나려는 마지막 순간, 어머니는 아들을 붙잡으려는 절박한 마음이 극단적으로 표출되어, 그 만두 아들을 한입에 삼켜버리고 맙니다.
이는 강론에서 지적하듯, 우리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양식’(성체)을 받아 모시지 않을 때,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주변 사람, 특히 가장 사랑하는 이의 삶과 자유마저 집어삼키려 드는 왜곡된 사랑, 즉 '사람을 먹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충격적으로 보여줍니다. 어머니는 만두 아들을 먹어버린 직후 엄청난 충격과 슬픔, 후회에 빠집니다.
영화는 이 사건이 어머니의 깊은 내면과 두려움이 투영된 일종의 악몽이었음을 보여주며, 실제 아들과의 관계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 준, 참된 양식(하느님의 사랑, 관계의 건강한 거리)이 부재할 때 사랑이 어떻게 집착과 소유욕으로 변질하여 상대를 '잡아먹는' 행위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섬뜩하게 묘사합니다. 이는 성체를 통해 참된 생명의 양식을 받아 모시는 것이 왜 우리 신앙생활과 인간관계에 필수적인지를 역설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예화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이사하는 데 못 쓰는 물건들이 상당히 많은데도 버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언젠가는 다 쓸모가 있다고 하시면서. 불안한 것입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것들이 없어도 언제든 새로 사줄 수 있는 존재로 남으려 해야 합니다. 그래야 물건을 먹고, 재물을 먹고, 나중에 사람까지 먹는 일이 없어집니다. 착한 사람이 되려면 먼저 ‘평화’가 있어야 합니다. 평화는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양식’을 주시는 그분께서 함께 계심을 믿는 일입니다. 이 목적을 위해 성체성사를 해야지, 세상 것에 대한 배고픔을 더 가중하는 욕구를 청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서서히 어떤 것들은 버려도 된다고 하십니다. 스스로 많은 발전을 하셨다고 생각됩니다.
한국 사회가 더욱 배고픈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참다운 성체성사를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성체성사의 목적이 모르고 성체를 영하기 때문입니다. 성체성사는 우리 마음의 배를 채우는 일입니다. 언제든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실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심을 믿기 위해서입니다. 이 믿음이 사라지니 사람이 ‘나쁜 놈’, 곧 ‘나뿐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그랬고 카인이 그랬고 그 이후의 모든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사람이 나빠지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자캐오는 허무하고 불안한 열매처럼 나무 위에 위태롭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마음에 받아들이고는 모든 재산을 다 내어주어도 괜찮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성체성사의 효과가 되어야 합니다. 자캐오처럼 성체성사를 영해야 모기에서 예수님처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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